[제주지역 특성화고에선 지금…①]
발명·특허 특성화고등학교 지정이후 동아리 운영 다양
학생 적성 찾아주고, 취업 알선과 대학 진학 등에 '전력'

좁은 취업문과 대학을 졸업하고 여기에다 덧붙여 다양한 스펙을 쌓아도 청년들의 미래는 그리 밝지만은 않은 게 지금의 현실이다. 특히 우리 사회에는 대학을 졸업해야만 한다는 강박 관념도 여전히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세태를 뒤로하고 나름대로 자신만의 꿈과 미래를 키워가는 제주지역 청소년들이 있다. 그 터전이 되고 있는 제주지역 특성화고등학교의 현장을 찾는 [제주지역 특성화고에선 지금]이란 기획을 5회 연재한다. <편집자 주>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지난달 30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발명동아리 교실에서 학생들이 앱 개발 프로그램을 공부하고 있다.

제주도내에 학생들에게 발명과 특허로 미래의 꿈을 키워가는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가 주목받고 있다.

발명·특허 특성화고등학교로 지정된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가 학생들의 적성과 꿈을 찾아주는 다양하게 꾸린 발명반 프로그램들로 커리큘럼을 차별화하고 있다.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는 2012년 11월 특허청이 지정한 '발명·특허 특성화고등학교'로 선정돼 발명동아리를 개설했다.

발명동아리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리빙하버 동아리 ▲앱 개발 동아리 ▲제주사랑과의 창업 동아리 ▲드론 연구 개발 동아리 ▲천연발효식품 연구동아리 등을 운영하고 있다.

동아리 내의 활동 외에도 ▲직무발명프로그램 작품전시회 ▲제주 기업과 함께하는 진로직업체험 ▲대학생과 함께하는 직무발명 멘토링 ▲대학생과 연합 창업동아리 운영 ▲서울권 대학탐방 ▲도내·도외 기업 탐방 ▲발명특성화고 연합캠프 ▲국제학생 교육 교류(스웨덴, 필리핀) ▲도시 농업 기술 교육 등 다양한 대내외 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지난달 30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발명동아리 교실에서 한 여학생이 테블릿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발명동아리는 학년에 상관없이 동아리 활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고 여러 분야의 활동을 경험해 보고 적성에 맞는 동아리 활동을 선택할 수 있다.

기자가 현장을 찾은 지난달 30일 서귀산과고 발명동아리 교실.

딸기 식초가 만들어 지고있는 대형발효기, 천연염색 재료가 끓고 있는 스텐인리스 대야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발명 동아리인 만큼 다양한 활동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교실에는 학생들의 열기가 가득했다.

교실에선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김영애 교수의 '천연염색과 규방공예' 수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지난달 30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발명동아리 교실에서 '천염염색과 규방공예'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발명반 안에서 매 교시마다 한 가지의 활동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었다.

교실내 다른 한켠에선 앱 개발을 위해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공부하는 학생, 테블릿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학생, 자신의 적성을 찾아 대학에 가기 위해 내신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지난달 30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발명동아리 교실에서 이광수 교사가 딸기식초가 든 발효기 뚜껑을 열어 설명하고 있다.

이광수 발명과학부장 선쟁님은 "발명동아리에는 자신이 관심이 있어 들어온 학생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도 더러 있다"며 "교실 안에서 학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들이 이 곳에서 적성을 찾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장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것을 물으면 열에 아홉은 '모른다'는 태도를 취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활동을 무작정 시켜보는 편"이라며 "활동을 해보고 학생이 아니다 싶으면 또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 선생님은 또 "제가 하는 일은 학생들이 배우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관련 전문가를 초빙해 교육하거나 강좌를 찾아 소개해주는 '나침반' 역할"이라며 "학생들이 활동을 통해 적성을 발견하면 관련 회사와 연계해 취업을 알선해 주거나 그 분야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은 학생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지난달 30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발명동아리 교실에서 만난 강소연양과 현성빈군.

발명반에서 활동하고 있는 3학년 강소연양은 이번달부터 (주)비케이바이오에 취업해 연구원으로 일하게 된다.

강 양은 "중학교를 졸업하며 인문계열 고등학교와 특성화고등학교를 고민하다 우연한 기회에 발명동아리에 대한 정보를 듣고 서귀산과고로 진학하게 됐다"며 "학교에 들어와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했었는데 발명동아리에서 활동하며 화학 연구원에도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강 양은 "2학년 때까지 디자인 전공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연구원'이라는 직업이 낯설고 불안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일하게 될 회사에 가서 직접 보고 경험해보니 그 분야에 대해 더 공부하고 노력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또한 강 양은 "중학교 때 친했던 친구들은 모두 인문계고등학교로 진학했는데 지금은 여러 가지 대내외 활동을 하며 꿈을 찾고 취업까지 하게 된 저를 보면서 다들 부러워한다"는 말도 전했다.

발명동아리에 들어와 해양관련 연구에 관심이 생긴 3학년 현성빈군은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해양융합과학과 진학을 꿈꾼다.

현 군은 "처음에는 발명반 선생님이 발명반에 들어오면 해외를 보내준다고 제안을 해서 들어오게 됐다"며 "상해와 대만에서 진행된 박람회에서 해양 관련 정보를 보게 됐는데 이후에 인공어초, 해양사막화 등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 군은 "해양에 관련된 발명품을 관련 전공 교수, 박사와 함께 연구하고 3D프린터로 직접 만들어보기도 했다"며 "이 분야에 대해 깊게 공부해보고 싶어 현재 한양대 해양융합과학과 진학을 앞두고 발명과 내신관리 모두에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민일보=송민경 기자]지난달 30일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발명동아리 교실에서 학생들이 천연염색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서귀포산업과학고등학교 강원효 교장은 "학교에서 발명과 특허에 대해 배운 내용을 이론적인 측면을 넘어 아이디어를 직접 만들어보고 제품으로 구체화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취업으로 연결시켜 자신에게 맞는 진로를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교장은 또 "발명동아리를 통해 학생들이 취업과 대학진학이란 모든 꿈을 꿀수 있다"며 "전국의 6개 발명특성화고가 있는데 서울인 경우 중학교에서 전교 1,2등을 앞다투던 학생들이 발명특성화고로 진학한다. 제주도도 학부모들의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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