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공항공사 ‘긍정 검토’ 단계라 관심
종교적 시각 차이로 무산 전력 넘느냐가 관건

[제주도민일보DB] 지난 5월 열린 제2회 UCLG 세계문화정상회의 행사장에 주최 측이 마련한 무슬림 기도실.

제주국제공항에 무슬림 관광객들을 위한 기도실이 이제는 생길 수 있을까?

제주도와 제주국제공항에 따르면 사실이 될 수도 있겠다. 공항 측에서 이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항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문서화하거나 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전제로 하며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만 전했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의 국적이 다양해지는 가운데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들의 방문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사드보복 사태 이후 제주관광 시장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는 도의 입장에서도 이는 필요한 조치다. 세계 어느 유명 공항을 가더라도 무슬림들을 위한 기도실은 일종의 ‘필수’ 시설이다.

또한, 최근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무슬림 국가는 물론 중동에서도 제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도는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필요한 것으로는 할랄 인증 음식점의 다양화다.

할랄 인증서가 있는 식당업주 A씨에 따르면 최근 무슬림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 할랄 인증을 받지 않은 음식을 먹을 수 없는 무슬림들이 찾아갈 만한 음식점이 많지 않다 보니 일종의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인천국제공항 기도실(왼쪽)과 나미섬 기도실 안내표지. 사진=oldblog.aseankorea.org.

문제는 이를 종교 문제로 보고 반대하는 사람들이다.

기자가 도청 관계자에게 이 문제에 대해 수차례 물어본 결과 ‘예전에 설치하려다 특정 종교집단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실제로 포털 검색을 한 결과 다른 지역 ‘공항에도 기도실을 설치한다’는 기사는 찾았지만 ‘설치가 됐다’는 얘기는 찾지 못했다. 실제 현재까지 국내 공항에 기도실이 있는 곳은 인천국제공항 뿐이라는 것이 도청 쪽의 설명이다.

대구에서는 무슬림 시장 개척을 위해 추진하려던 ‘한국형 할랄 6차산업 육성사업’을 이슬람교에 대한 오해로 빚어진 반대 여론 때문에 돌연 철회하는 해프닝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제주를 방문하는 무슬림 관광객을 잡기 위해 도나 제주공항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진다. 이를 하루에 적어도 5번은 메카를 향해 기도를 해야 하는 이들에게 편안하게 의식을 치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으로 인식하면 되는 수준인데,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궁금하긴 매한가지다.

인천국제공항 홈페이지의 기도실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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