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마다 소음·먼지·교통불편 등 줄잇는 진정 민원
다수 민원-전담팀까지 등장…보상 수억 단위 요구도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신제주 권역에 대규모 건물이 세워지면서 각종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신제주 한 호텔 옥상에서 촬영한 공사현장 모습.

수년전부터 불기 시작한 제주 부동산 광풍으로 제주지역 전체가 공사장화 하고 있는 가운데 '돈' 요구가 관행화되고 있어 제주사회의 커다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들어선 민원을 제기하기 위한 팀까지 구성되는 사례도 나타나는 등 이른바 '민원은 곧 돈'이라는 등식까지 형성되고 있다.

제주시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공사장 민원을 전문적으로 하는 전담팀까지 등장한데다 민원 제기후 보상을 요구하는 액수도 수억원대까지 오가고 있다.

이같은 비용은 결국 공사비용으로 포함되면서 그렇잖아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있는 분양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제주시청 인근의 한 생활형 숙박시설 예정지.

14층 규모의 생활형 숙박시설로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인근 주민 122명이 다수인 민원을 제기하며 진통을 겪고 있다.

좁은 골목으로 공사를 하게 되면 교통 혼잡은 물론 소음, 분진이 예상되고 주변은 3층 이하 상가건물이 대부분인 이곳에 고층 숙박시설이 들어설 경우 조망권을 침해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이유다.

또한 재건축 공사가 진행되면 도로 통제로 인근 상인들의 영업에 손해가 막대하다는 이유도 덧붙이고 있다.

드림타워 인근 공사장 역시 잇따른 민원 제기로 골치를 앓고 있다.

지하6층/지상 38층(연면적 30만3737㎡) 드림타워와 지하 5층/지상 17층(면젼적 4만8654㎡)의 오피스텔, 지하 2층/지상 16층(연면적 4137㎡) 숙박시설 등 3개의 공사가 현재 철근 콘크리트와 지하 터파기 공사가 진행중이다.

3개의 공사현장과 경계하고 있는 숙박시설에서 인근 공사장에 잇따라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신제주 권역에 대규모 건물이 세워지면서 각종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제주시 대형마트 인근의 한 공사장 골목길.

드림타워에는 소음과 도로 불편, 오피스텔과 숙박시설 공사현장에는 경계 밀접, 지질조사 등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아예 전문 민원팀까지 구성, 해당 숙박시설에 상주하며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가 하면 현재까지 제기된 보상 요구 액수만도 1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먼지, 소음, 조망권, 교통불편, 사선침해, 일조권 등의 민원이 도내 공사장마다 일상화되고 있는 상황.

심지어 "건축허가를 빨리 내줘야, 보상 민원을 제기할 것 아니냐"고 제주시로 문의해 오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과거 공사장 민원이 소규모, 적은 액수였다면, 최근들어선 다수화, 지능화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올 들어 제주시 건축과로 제기된 다수인 민원은 6건으로, 매월 1건 이상의 다수인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공사장마다 관련 민원이 끝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건축 지도 등에 나서야 할 공무원들이 민원에 시달리면서 연일 파김치가 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제주시 건축관련 관계자는 "빨리 건축허가를 해줘야 민원을 제기해 보상을 받을 거 아니냐는 문의전화마저 오고 있는 실정"이라며 "과거 소규모이면서 보상액이 수백만원선이었다면, 최근엔 다수의 민원에 액수도 억 단위로 뛰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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