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 A호텔 운영자-수분양자 다툼 도의회서 진정건 처리
준공 예정 더 많아 ‘대혼란’ 예상에도 뾰족한 대책은 미비
제주도-행정시, 28일 행정심판 결과 지켜보고 처리 예정

최근 몇 년 새 제주도내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분양형 호텔 문제로 제주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초 목표만큼 수익이 나지 않으면서 운영권 문제를 두고 호텔 운영사와 수분양자 사이 다툼일 일고 있지만 현행법상 당사자 합의가 아니면 문제해결이 쉽지 않아서다.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김용범)는 20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A분양형 호텔 수분양자들이 호텔 정상화를 요구하며 제출한 진정서를 심사했다.

이에 따르면 수분양자들은 ‘영업 시작 15개월이 지났으나 3개월 남짓 수익금만 지급받았다’며 호텔 운영사의 영업권 취소를 요청하고 있다.

‘명도소송 승소 판결을 받고, 주주총회에서 호텔 운영사 대표이사 B씨의 직무를 박탈했음에도 B씨는 새로운 운영사를 만들어 승계절차를 밟은 뒤 호텔을 운영’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유진의 제주도의원. 사진=제주도의회 홈페이지.

이처럼 수익형 분양호텔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은 비단 A호텔만의 일이 아니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시와 서귀포시 수익형 호텔 다수에서 수분양자들의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한 행정시 담당자는 밀려드는 민원 때문에 휴직까지 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를 해결한 뾰족한 방도가 없다는 점이다.

사안이 일단 민사문제로 수분양자와 운영사 대표자가 풀어야 하기 때문. A호텔과 달리 서귀포 C호텔의 경우 운영사 대표가 영업권을 포기하면서 큰 문제로 번지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도 관계자는 “당사자들끼리 영업권 문제를 해결해 수익을 내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상태에서는 운영사 대표와 수분양자들이 합의만 하면 호텔을 운영해 수익확보에 전력하면 되기 때문이다.

김용범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장. 사진=제주도의회 홈페이지.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사안의 심각성을 공감했다.

이날 진정 건 처리 과정에서 유진의 의원(자유한국당, 비례대표)은 65개소 1만3000여객실(영업허가 신고 기준으로는 27개소 6000여객실)의 분양형 호텔이 모두 운영될 경우를 감안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김용범 위원장(더불어민주당, 정방·중앙·천지동)도 “분양형 호텔 자체에 문제가 많다”고 한 뒤 “2년만 지나면 65건이 다 들어올 것”이라며 “사전에 조치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양술생 제주시 사회복지위생국장은 A호텔의 승계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와 관련, “보건복지부에 제도개선을 건의한 상태”라며 “일단 6월 28일 예정된 행정심판 결과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A호텔 수분양자 209명 중 165명으로 구성된 대책위원회 10여명은 지난달 11일 제주시청을 항의 방문해 이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앞서 이들은 명도소송을 벌여 승소해 건물을 명도 받을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하지만, 전 법인회사가 지난 4월 24일 제주시를 상대로 영업권 양도양수 수리 취소에 대한 행정심판을 청구, 지난달 4일에는 답변서를 제출했다.

이를 토대로 한 행정심판이 오는 28일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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