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버스 업계, “강압적 단속, 어떤 협조요청 없었다”비판
자치경찰, “버스기사들 불편 호소, 효율적 단속위한 방법”

[제주도민일보] 1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주차장에 세워진 ‘수학여행단 음주감지’ 부스 인근에 자치경찰과 전세버스 기사들이 몰려 있다. 자치경찰에 따르면 이 부스는 제주국제공항 측이 마련했다.

제주를 찾는 단체여행객이 늘어나면서 경찰이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14일부터 제주공항 주차장에 세워진 부스에서 수학여행 전세버스 운전기사들을 상대로 음주 ‘감지’를 하고 있는 가운데 버스 기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버스업계에서는 급작스런 단속을 펼치고 있다며 “강압적인 단속”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음주감지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자치경찰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 매년 안심수학여행 서비스를 해오고 있는데 이 서비스의 일환”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다른 점은 지난해까지 제주국제공항 주차장에 부스를 따로 세우지 않고 단속을 해왔다. 하지만 14일부터는 전세버스 기사들이 주차장에 세워진 부스까지 직접 방문해 음주감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14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주차장은 경찰과 전세버스 기사들의 실랑이와 고성으로 소동을 빚었다. 전세버스 기사들은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경찰이 직접 버스로 찾아와 음주 감지활동을 하더니 오늘부터 갑자기 통보도 없이 부스를 세워 오라고 하는게 어딨냐”며 자치경찰에 항의했다. 

전세버스 업체 측은 “음주감지 부스로 이동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요청을 받은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관광업체 대표 김모 씨는 “그 어떤 기관으로부터 관련된 내용의 협조요청 공문을 받은 적이 없다. 오늘 우리 회사 버스운전기사들은 버스에 학생들을 탑승시켜 놓은 상태에서 경찰의 부름을 받고 부스로 이동해 음주감지를 받았다”며 “부스로 가는 도중에 버스운전기사가 아닌 전혀 다른 사람이 음주 측정을 받아도 모르는 상황 이었다”고 전했다.

더욱이 김씨는 “다음주면 수학여행단이 끝난다. 그러면 더이상 음주측정 할 일도 없다”며 “이 바쁜 시기에 버스기사들을 부스까지 오게 해서 음주측정을 하는건 말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전세버스 기사들을 상대로 음주감지를 하고 있는 기관은 자치경찰이다. 

자치경찰 관계자는 “단속은 정확한 수치까지 나오지만 감지는 술냄새가 나는지 여부만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오늘부터 감지활동을 하고 있으며 수시로 감지활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이 경찰은 “유관기관 협조를 통해 안전사고 문제 때문에 버스기사들의 음주 감지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가 강제로 단속할 권한도 없다. 자치경찰은 그나마 없는 인원 나눠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작년까지는 자치경찰이 직접 버스기사들을 찾아다니며 음주 감지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부족한 인력때문에 올해부터는 공항내 전세버스 주차장에 감지활동 ‘부스’를 만들어 직접 (버스기사들을) 찾아오게 하니까 일부 버스기사들이 불편을 호소하며 반발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제주도청, 교육청, 경찰 등 유관기관들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학생들의 안전한 수학여행을 위해 ‘안심수학여행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안심수학여행 서비스는 전세버스 운전기사들의 음주여부, 단체식당의 음식물 안전 등 학생들의 안전여행을 위해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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