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경제위, 현장에 있을 공무원 대거 불러 현안보고?
“현장 어느 정도 수습되고 해도 될텐데…그게 우선인가"

제주도 방역대책본부가 3일 오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유사증상 발생 이후 선제대응을 위해 방역지역 내 농장을 소독하고 있다. 사진=제주도 제공 동영상 화면 갈무리.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을 비상시국으로 몰고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의회가 현장보다는 담당 고위공무원들을 도의회로 불러 긴급 현안보고를 받아 현장 대처보다는 오히려 현장에 집중해야 할 공무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긴급 현안에 대한 대처라는 취지에도 우선 현장 수습후 사후 문제점 등 논의와 대책마련이라는 점으로 볼때 본말이 전도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어서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현우범)는 5일 오전 10시부터 도의회 회의실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대책에 대한 현안보고를 받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자리에는 도 농수축산식품국을 비롯해 제주동물위생시험소, 양 행정시 축산관련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지난달 31일자로 구제역과 AI특별방역대책기간이 종료된지 불과 이틀만에 발생한 AI에 대한 도전역에 걸친 긴급 방역과 살처분, 역학조사 등에 나서야 할 공무원들이 대거 도의회 책상과 의자에 앉아있을 수 밖에 없는 형국이 빚어진 것이다.

물론 이 자리에선 의원들의 칼날 같은 문제점 지적과 설득력을 얻을만한 질문들이 쏟아지기는 했다.

제주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위원장 현우범)는 5일 오전 10시부터 도의회 회의실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대책에 대한 현안보고를 받았다. 사진=제주도의회 홈페이지.

문제는 AI가 발생한지, 몇일 밖에 안됐고, 제주시 오일장에서 군산에서 들여온 AI에 감염된 오골계가 지난달 27일 판매돼 도내 곳곳 어느 지역에 어느 정도 분포됐는 지, 상황은 어떠 한 지를 서둘러 확인하고, 방역대책 등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여야 할 담당 공무원들을 대거 도의회로 불러 갑론을박을 벌여 뭔가 잘못돼도 한창 잘못된 행태가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처럼 현장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긴급하게 대처하도록 해도 모자랄 판에 도의회가 오히려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도민 일각에선 “긴급 현안을 논하는 것은 나무랄 일은 아니”라며 “하지만 상황 등을 보고 우선 시급하게 처리할 부분들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현안보고를 받아도 되는 것 아니냐”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편 지난달 27일 제주시 오일장에서 판매된 오골계는 160여 마리로, 이 때 팔린 오골계들에 대한 신고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일반 가정집이나 과수원 등에서 키우거나 벌레들을 잡아먹도록 하기 위해 구입한 것이 대부분으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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