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근 주민 이모씨 “1차 직접투기후 우수관에 버렸다”
19일밤 자수해 진술…자치경찰단, 증거보강 뒤 처리 예정

피의자가 한림천 추락방지벽 사이로 1차 농약 투기, 집앞 한림천으로 흘러들어가는 우수관으로 2차 농약투기한 장소. 사진=제주도 자치경찰단.

맹독성 농약을 한림천에 투기해 숭어가 집단폐사하게 한 장본인이 자수했다.

제주도 자치경찰단(단장 나승권)은 이와 관련 사건현장 인근 주민 이모(58)씨가 지난 19일 밤 11시쯤 자수해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1차 수사결과 이씨는 지난 14일 오전 9시쯤 사건현장 바로 옆에 거주하고 있는 아버지집에서 도배와 청소작업 중 신발장 밑에서 사용하지 않는 농약병을 발견했다. 이씨는 이를 한림천 옹벽으로 소량을 버렸다. 농약냄새가 너무 심하게 나자 모두 버리지 못하고, 2차로 집앞에 있는 우수관에 나머지 농약을 전부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자치경찰단은 전했다.

자치경찰단은 이씨가 버린 농약이 한림천으로 흘러 들어가 숭어떼가 폐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범행경위와 CCTV 추가 자료분석, 농약 배출량 등 2차 보강증거 수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한 후 조만간 검찰로 송치할 계획이다.

한림천 추락방지벽 사이로 1차 농약투기하여 옹벽에 농약성분액체가 흘러내린 모습, 그리고 하천바닥에 농약성분액체가 말라 선명하게 보이는 모습. 사진=제주도 자치경찰단.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15일 오전 7시쯤 한림천 하류에서 숭어 500여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한림읍과 제주도로 접수되면서 알려졌다.

도보건환경연구원이 사건현장에 있는 농약추정액체성분, 폐사숭어, 수질 등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살충제 농약성분인 펜토에이트가 검출됐다. 기장, 벼, 감귤나무 등 멸강나방 방제용으로 쓰는 농약이다.

이에 자치경찰단은 이 성분이 담긴 농약으로 ‘엘산’과 ‘경농파프’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3개 수사반 9명을 매일 현장에 투입해 한립읍 농약취급업체를 대상으로 농약구입내역 및 구입농가 대상 탐문수사를 벌였다.

이와 더불어 사건현장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 클린하우스·방범용·하천감시용 CCTV 자료를 확보해 분석작업을 벌였다. 그 결과 범죄발생 일시를 지난 14일 오전 9시경으로 특정한 후 범죄혐의 용의자를 압축하는 등 광범위한 수사활동을 전개해 왔다.

피의자가 집앞 우수관을 통하여 2차로 투기한 농약이 한림천으로 유입되기 직전의 과정을 설명하면서 가리키는 모습. 사진=제주도 자치경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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