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껏 팀 이끌어…외국인 감독 행렬에 마침표

숱한 비난도 묵묵히 견뎠다. 최종엔트리 명단 발표 이후 쏟아진 많은 말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 갈 길을 갔다.

한국은 23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남아공 더반 모세스 마비다 경기장에서 벌어진 나이지라와의 2010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리스전 승리에 이어 나이지리아까지 꺾으며 남미의 강호 아르헨티나의 뒤를 따라 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아르헨티나전에서 1-4로 대패하며 자존심을 구겼고 언론과 팬들의 질타를 받았지만 허 감독은 묵묵한 뚝심으로 버텼다.

허 감독의 뚝심축구가 원정 16강 진출과 함께 빛을 본 것이다. 처음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을 때만 해도 그에 대한 주위의 불안함은 적지 않았다.

한국은 2002한일월드컵에서 4강 진출 신화를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64)을 비롯해 움베르투 코엘료(60), 조 본프레레(64), 딕 아드보카트(63), 핌 베어백(54) 등 7년여에 걸쳐 외국인 감독에게 대표팀을 맡겼다.

선진 축구를 배운다는 취지하에 외국인 감독에 눈길을 돌린 이후 '히딩크 신화'까지 탄생하자 한국인 감독은 대표팀에서 찬밥신세였다.

이같은 외국인 감독 행렬에 마침표를 찍은 이가 바로 허정무 감독이다. 부담도 적지 않았다.
임기 초반, 부진한 경기력에 대해선 언론과 팬들로부터 엄청난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5월 한일전 당시에는 일본의 오카다 다케시 감독(54)과 이른바 '단두대 매치'를 벌인다며 경질설도 대두됐다. 남아공월드컵 최종엔트리 명단 발표 때까지 허 감독에 대한 비판은 계속됐다.
그러나 근성이 대단한 '진돗개'는 질기다. 누가 뭐라고 해도 허 감독은 신경 쓰지 않았고 당초 자신이 생각했던대로 오롯이 팀을 이끌었다.

욕만 먹던 허정무 감독이 강한 뚝심으로 한국 축구와 한국인 감독사를 모두 새롭게 하고 있다.
8강을 앞둔 허 감독의 뚝심축구는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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