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물건 적재 갑질 되풀이" vs 선사측 "운반의무 없어"

가파·마라도 여객선인 삼영호. 생필품 운반을 놓고 선사와 주민간 실랑이가 계속되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오전 제주도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삼영호가 주민들을 홀대하고 있다는 민원이 게재됐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지난 25일 오후 공사자재를 가파도로 들여가기 위해 삼영호에 선적했으나 직원들이 갑질을 했다는 것이다.

삼영호는 199t·294명 정원인 여객선으로 승선 정원 등을 감안해 화물을 적재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판단은 선사 측의 몫이다.

바지선이 운항이 되기는 하지만 1회 이용하게 되면 50~60만원으로 주민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어 생필품 운반은 삼영호를 통해 대부분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선사측의 갑질이 계속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이날도 당초 2시에 모슬포항을 출발하는 선적을 통해 운반할 예정이었으나 청보리축제 승선인원 등을 감안해 마지막 배인 오후 4시에 운반하기로 선사측과 합의했다고 한다.

선적 물품도 판넬과 의자 등으로 부피나 무게가 많이 나가지 않는 물건이었지만, 선장이 나와서 "이게 화물선이냐"고 고함을 지르고 의자를 발로 차는 등 안하무인격 태도를 보였다고 민원인은 설명하고 있다.

더욱이 당시 승선인원은 7~8명 밖에 없었다고 한다.

문제는 이런 실랑이가 수년째 되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생필품 운반 과정에서의 불친절은 예사이고, 고함과 욕설도 오고간다는게 주민들의 말이다.

한 주민은 "섬에 산다는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느냐"며 "생필품 적재시에도 비용을 지불하는데 해도해도 너무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도항선 역할까지 하면 적어도 주민불편을 감안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수년째 주민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선사측은 현행법상 여객선에는 화물 적재 의무가 없어 별 문제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선사측은 "여객선으로 화물 운반 의무는 없다"며 "25일 있었던 실랑이도 주민들과 얘기가 끝난 부분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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