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 매주 1~2회 신고 접수… 교통사고 및 인명피해 우려
고사리 찾아 철조망 훼손 사례마저… 규제 근거 마련 필요성

지난 14일 제주시 서부공설묘지 인근에서 배회하던 말들을 인근 승마장에 위탁 관리하고 있는 모습. 고사리철을 맞아 매주 1~2회 말들이 도로로 탈출(?)하며 교통사고 및 인명피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고사리철인 제주의 4~5월. 중산간 도로 어딜 가든 고사리를 꺾기위해 세워놓은 차들을 쉽게 볼 수 있는 가운데 도로로 뛰쳐나오는 말(馬)들 때문에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고사리를 꺾기 위해 철조망을 훼손하는 등의 행위를 서슴치 않는 일부 도민과 관광객의 비상식적 행위도 빈번하지만, 이를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 마주들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18일 제주시에 따르면 이달들어 매주 1~2회 도로에 말들이 배회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조치에 나서고 있다.

서부공설묘지, 어승생, 성판악 등 일부 중산간 도로 곳곳에서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말들이 도로로 뛰쳐나오며 교통사고는 물론 날뛰는 말들로 인해 인근에서 고사리를 꺾는 사람은 물론 조치하러 간 공무원들의 인명피해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행위가 매년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말들이 도로로 뛰쳐나오는 이유는 크게 3가지.

먼저 방목하는 일부 목장들이 관리가 허술해 말들이 뛰쳐나오는 경우다.

또한 고사리를 꺾으러 가는 도민과 관광객이 목책을 열어놓고 닫지 않아 말들이 탈출하는 경우도 빈번하며 최근에는 철책(철조망)을 훼손하며 고사리를 캐러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한다.

더욱이 도로로 뛰어나온 말들이 인식기가 부착돼 있으면 소유주를 찾기 수월하지만 10마리 미만의 소규모 농가들의 경우 인식기를 붙이지 않은 경우가 태반.

이 경우 말 소유주를 찾지 못해 수일간 인근 목장 등에 맡겨놓는게 일상이지만, 소유자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지난주 금요일날 서부공설묘지 인근에서 배회하던 말 2마리를 인근 승마장에 위탁했지만 아직까지 소유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도로로 뛰쳐나온 말들이 교통사고나 인명피해를 낼 경우 말 소유주에게 과실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5년 사육장을 탈출한 말들로 인해 교통사고가 나자 경찰과 법원은 마주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바 있다. 또한 지난해에도 연북로에 뛰쳐나온 말로 인해 교통사고가 났지만 마주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철조망을 훼손하더라도 사실상 처벌할 수 있는 규제가 없어 마주들의 속앓이는 깊어만 가고 있다.

한 마주는 "고사리객들이 철조망을 끊고 들어가 말들이 뛰쳐나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며 "CCTV를 설치해 적발하더라도 처벌할 수 있는 규제가 없어 한숨만 나오더라"고 토로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가더라도 말이 통제가 안돼 구석으로 몰아넣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인식기가 부착되지 않는 말들의 경우 마주를 찾기도 힘들고 잘 나타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철조망을 훼손하고 들어가도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실정"이라며 '나 하나쯤이야' 하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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