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어느덧 3주기…1090일만에 선체 인양
꽃 한번 못피운 단원고 학생들, 기억속에 '여전'

[뉴시스] 세월호 참사 3주기인 16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만, 육상에 올려진 세월호가 세척되자 선수부분에 새겨진 '세월' 두글자가 선명하게 보이고 있다
3년전 오늘 2014년 4월 16일.
 
인천을 떠나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됐던 비극적인 날이다.
 
당시 탑승객 476명 가운데 생존자는 172명, 나머지 304명(사망자 295명, 미수습자 9명)은 시신으로 발견되거나 아직 시신도 찾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당시 가장 먼저 도망갔던 선장, 그리고 7시간 동안 종적이 묘연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정부의 늦장 대응은 전국민을 분노케 했다.
 
3여년을 바다 속에 가라앉았던 세월호가 1090일만에 뭍으로 올라오며 미수습자 발견 및 진상규명에 희망이 하나 둘씩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기만 하다.
 
원래대로라면 지금은 대학 생활을 만끽했어야 할 단원고 2학년 학생 250명. 
 
꽃 한번 피워보지 못한 그들의 소식을 보며 가장 안타까웠을 이들은 같이 수능을 보고 같이 대학을 가야 할 전국의 고2학생(올해 21살)들 이었을 것이다.
 
[뉴시스]세월호 참사 3주기인 16일 오전 경기 안산교육지원청에 마련된 단원고 기억교실에서 시민들이 아이들의 교실을 둘러보고 있다.
올해 21살의 제주대학교 학생인 김모씨도 당시를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한다.
 
김씨는 “1교시 쉬는 시간이었을 거다. 친구 한 명이 '수학여행 단이 타고 있는 배가 가라앉고 있다'라고 소리쳐 반 친구들이 컴퓨터 앞으로 달려가 함께 속보를 봤다"고 했다. 
 
일면식도 없었지만 당시 또래 친구들이 탑승해 있어서인지 마치 자신의 일인 것처럼 수업시간 내내 신경이 곤두섰다고 한다.
 
한 교시가 끝나고 마주한 기사는 다행하게도 '전원 구조'라는 문구를 담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그들의 구조 소식이 단순 오보였음을 알게 됐을 때의 김군은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분노해야 했다.
 
"장난치는 건가 싶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탑승하고 있던 배가 침몰하는데 사실 확인도 똑바로 하지 않은 정부와 언론에게 실망이 컸다"고 전했다.
 
또한 김군은 "희생자 유가족들이 구조 소식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모습과 학생들이 배 안에서 가족들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들을 보며 '내가 만약 저 배에 타고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당시에 수학여행을 앞두고 있던 터라 더 무섭게 느껴졌던 것 같다"며 회상했다.
 
특히 김군은 “해경은 세월호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을 구하려고 했는지 의문이 든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동안 정부에서 정말 구조를 위해 힘썼더라면 그렇게 많은 희생자가 나오지는 않았을 텐데…”라며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군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지금이라도 고쳐야 할 때다”며 “당시 세월호의 원인이 증축과 과적에 의한 것이라면, 그 또한 철저한 감시·감독이 이뤄져야 할 것이고 다시는 이런 일들이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
 
그러면서 김군은 “또래 학생 250명이 희생됐고, 9명은 아직도 찾지 못했다. 지금쯤이면 나처럼 대학 캠퍼스의 봄을 만끽하고 있었을 친구들인데 너무 안타깝고 아직도 그날을 생각하면 괜히 가슴이 미어진다. 꽃다운 나이였던 그들을 차가운 바다로 내몰았던 사건의 정확한 진상규명이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