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고발 20여건 남발… 전 이장-노인회장 상반된 주장
마을회-노인회 기능 정지…청보리축제도 '무기한 연기'

[제주도민일보DB] 가파도 전경.

총 가구수 126세대(2015년 말 기준). 이맘때면 청보리가 넘실대며 장관을 연출하는 작은 섬 가파도에서 수년전부터 계속돼온 주민들간 갈등이 걷잡을 수 없어 커지고 있다.

특히 주민들간 고소고발이 남발하는 데다, 이로인해 마을회와 노인회의 기능도 사실상 정지돼 이 지역 대표축제인 올해 청보리 축제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지는 등 사실상 마을기능이 마비되다시피한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6일 대정읍과 가파리 주민들에 따르면 당초 이달 8일부터 한달간 개최 예정이던 '2017 가파도청보리 축제'는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

행사를 주관해야 할 마을회와 노인회 등 가파리 자생단체들이 구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을회는 지난 1월 31일자로 전 이장의 임기가 끝난 뒤, 차기 이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있다.

이장 선거에 4명이 출마했으나 각 후보를 지지하는 주민들간 선거자격 요건 등을 놓고 혼탁양상을 보였고, 선거관리를 책임져야 할 선거관리위원장과 위원들(3명 중 2명)도 연이어 사퇴했기 때문이다.

노인회 역시 지난해 8월 전 회장이 사퇴한 이후 기능이 정지됐다. 

당초 A씨를 회장으로 추대하기로 하고 임시총회까지 마쳤으나 일부 주민들이 자격 요건 등을 이유로 탄원서를 대정읍과 대한노인회 서귀포지회 등에 제기하면서다.

진통 끝에 최근 A씨가 노인회장으로 선출되고 오는 7일 정기총회를 앞두고 있다.

더욱이 주민들간 20여건의 고소고발이 남발되는 등 주민갈등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노인회장 A씨는 이같은 갈등이 마을발전기금 등 금전적 이유 때문이라고 귀뜸했다.

가파도에는 현재 도항선인 삼영호 선사로부터 매해 1000~2000만원의 마을발전기금, 대정읍에서 해양활동 정화비 매년 2000여만원 등이 지원된다는 게 A씨의 설명.

[제주도민일보DB] 가파도 청보리 축제.

또한 청보리 축제때는 향우회 등에서도 수백만원의 후원금이 들어온다고 한다.

이같은 비용은 마을회 비용으로 합산돼 정산 및 총회에서 결산보고가 이뤄지는 게 원칙. 그러나 A씨의 말을 빌리면 제대로 정산이 이뤄지지 않았다.

정산이 이뤄지지 않은 비용의 행방은 오리무중인 상황. 이를 놓고 주민들간 싸움이 벌이지고 있는 셈으로, 일부에선 착복, 횡령 의혹까지 제기되며 서로간에 고소고발전으로 비화됐다.

반면 전 이장은 '억지 주장'이라고 맞받아쳤다.

전 이장 B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무슨 88년도도 아니고 보조금 정산이 없이 집행이 되겠냐. 정산을 다 하고 마을총회에서도 다 밝힌 부분"이라며 "A씨가 자기에게 개인감정으로 보조금 및 축제 후원금을 횡령한 마냥 고소를 했고, 이미 무혐의 처분난 사건으로 전혀 근거없는 주장이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자 가파도 청보리 축제 역시 개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는 7일 노인회측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청보리축제건과 이장선거 건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주민갈등으로 인해 잘 해결될지도 의문인 상황이다.

대정읍은 청보리 축제의 공식 행사는 없지만 청보리를 감상하기 위한 관광객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선사측과 도항선 증편 등을 논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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