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사건 69주년…풀어야 할 과제 진단上>
2011년 이후 200여명 불구…정확한 실태 파악도 안돼
상설신고제 특별법 국회 계류 장기화… 4촌 이내 한정

제주4.3 제69주년이 불과 몇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도내외 인사들의 노력 끝에 각종 시책 등이 추진되고 있으나 아직도 해결해야 할 제주4.3과 관련한 현안과 과제는 수두룩한 상황이다.

이 시점과 맞물려 제주4.3의 과제중 <상>사실상 유족 문제와 <하>4.3당시 행방 불명된 이들에 대한 향후 과제를 짚어봤다.                                                              <편집자 주>

 

[제주도민일보DB] 지난해 4.3추념식 당시 모습.

제주도민 수만명(당시 도내 인구의 1/3 추정)의 목숨을 앗아간 한국 현대사의 유례 없는 제노사이드인 제주 4.3사건.

어느 덧 69년이 흐르면서 특별법 제정, 국가추념일 제정 등 화해와 상생으로 가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유족들은 여전히 눈물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더욱이 벌초를 지내고 제사를 지내온 사실상 유족(본보 2016년 3월 23일 '사실상 양자들' 제주4.3 유족지원 '사각지대' 기사 관련)들은 여전히 법적·제도적 인정에서 소외되고 있어 좀더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제주도에 따르면 2017년 현재 제주도내 유족은 5만925명 규모.

희생자와 유족 복지정책을 살펴보면 생활보조비, 생존자 의료비, 유족진료비, 며느리 진료비 지원 등이 있다.

이 중 생활보조비는 생존 희생자(후유장애, 수형자)와 80세 이상 1세대 유족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생존희생자는 매월 30만원, 유족은 5만원이 지원된다.

생존자 의료비는 100%(비급여 특수촬영비 년간 30만원 이내) 지원되지만, 유족진료비와 며느리 진료비는 61세 이상 유족을 대상으로 외래진료비 본인부담액 중 30%를 지원하게 돼있다.

지난해에는 생존자 118명에 1억3800만원, 유족 1만2490명에 15억7500만원, 며느리 2457명에 4억6800만원 등이 지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민일보DB] 지난해 4.3추념식. 한 유족이 행불인표석을 들린 뒤 눈물을 훔치고 있다.

그러나 인정된 유족 5만925명 가운데 사실상 유족은 200여명 정도에 불과한 실정으로, 이 마저도 지난 2011년 희생자와 유족 추가 지원으로 이뤄진 성과이다.

제주도가 파악하는 사실상 유족은 100~200명, 4.3희생자유족회가 추산하는 사실상 유족은 수천명에 이르고 있다.

이들의 추가 유족 인정은 아직도 먼 길인 상황이다.

유족 상설신고제 실현을 위한 4.3심의위원회(종전 4.3실무위원회)를 제주도로 이관하는 방안 등을 포함한 4.3특별법 개정안이 지난해 8월 제주지역 강창일 국회의원의 대표 발의로 국회에 상정되기는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회 안행위에 계류되면서 장기화, 사실상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욱이 상설신고제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사실상 유족 신고대상은 4촌 이내에 제사를 지내고 분묘를 관리하고 있어야 한다. 이 경우 2세대만이 유족 범위에 해당한다.

4.3당시 일가족이 몰살당해 4촌 이외의 친족 호적에 올라가거나, 할아버지의 제사와 분묘를 관리하는 3세대 이상은 사실상 유족으로 인정받을 길이 없는 셈이다.

희생자유족회측은 "유족 인정의 근거가 호적법에 근거하고 있어 사실상 풀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힘든 실정"이라며 "과거 호적관계를 증빙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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