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 관광객, 중국인 보다 지갑 ‘안열어’…관광객↑, 수입은 ‘감소’
한국은행 제주본부, “특수목적 관광객 유치 홍보 노력 지속 필요”

3월 제주방문 관광객 추이 / 자료=한국은행 제주본부

한국내 사드배치에 따라 제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내국인 관광객 지출 규모가 중국인 관광객 보다 작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내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증가해 전체 관광객 수가 유지되더라도 제주도 관광 수입은 다소 감소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실제 지난해 제주관광공사가 발행한 제주방문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개별 관광객 평균 지출 경비는 내국인 48만2000원, 중국인 175만7000원이다. 이는 2016년 평균환율 기준이다. 이 비용에는 항공권은 제외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 관광당국이 내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행 세일기간 운영, 골프․의료 관광객 등 특수목적 관광객 유치 홍보 등과 같은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27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한국내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 관광당국 조치로 제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3월 들어 급감했다.

중국 국가여유국은 지난 2일 한국관련 여행상품 판매를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라 외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 3월 1일부터 26일까지를 기준으로 하루 평균 7645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 중 3671명으로 52.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방문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85%(2016년 기준) 가량이 중국인 관광객으로 파악됨에 따라 감소분의 대부분이 중국인 관광객인 것으로 추정 된다고 한국은행 제주본부 측은 밝혔다.

반면 내국인 관광객은 3월 1일부터 26일까지 전년 동기대비 10.6% 늘어 같은 기간 중 외국인 관광객 감소분을 일부 상쇄했으며, 이에 따라 전체 관광객은 소폭 감소(-2.5%)에 그쳤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 제주본부 측은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한 항공 좌석확보 용이, 수학여행의 국내여행 전환, 5월중 황금연휴 등 내국인 제주관광 유치에 호재가 많은 만큼 동 기회를 적극 활용하여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2012년 9월 중‧일 센카쿠 열도 분쟁, 국내 메르스 사태와 같은 사례를 제시하며 이번 사드배치 이후 제주방문 중국인 관광객 수 감소는 과거 사례에 비해 감소 속도가 빠르며, 이러한 감소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제주본부 측은 “정치‧외교 분쟁 등 대내외 여건 불확실성으로 인한 외국인 관광객 감소현상은 특정사건 발생 직후 현실화되며, 메르스 발생 시점과 비교해 봤을 때도 사드배치 이후 제주방문 관광객 감소가 더 빠르게 나타났다”며 “또한 센카쿠 열도 분쟁 이후 방일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1여 년간 지속되었던 점을 감안해 볼 때 금번 사태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도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 제주본부는 다만 “향후 내국인 관광객이 보다 상당 폭으로 증가할 경우 외국인 관광객 감소분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최근 대내외 경제여건 불확실, 소득여건 개선 부진 등이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내국인 관광객의 지출 규모가 중국인 관광객 대비 작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내국인 관광객이 큰 폭으로 증가해 전체 관광객 수가 유지되더라도 제주도의 관광 수입은 다소 감소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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