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모씨, 아이 급성장염 응급실 대응에 화만 잔뜩
항의하러 재방문했더니 악성민원인 취급에 ‘분통’
병원, “의료인·비의료인 시각 차일뿐”으로만 해명

[제주도민일보DB] 서귀포의료원 전경.

서귀포시민 오 모씨는 얼마 전 11개월짜리 애기가 아파 서귀포의료원 응급실을 들렀다가 화만 잔뜩 안고 돌아왔다. 며칠 뒤 이를 항의하기 위해 서귀포의료원을 다시 찾았지만 쌓인 화가 더욱 증폭되기만 했다.

사건의 발단은 애기가 급성장염에 걸리면서 시작됐다. 오씨에 따르면, 응급실 침대에 아이를 눕힌 뒤 의사가 수액공급 처방을 내렸고 간호사가 링거를 꼽기 위해 아이 손등에서 혈관을 찾았다.

하지만, 혈관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혈관을 찾아 링거를 꽂는 동작을 되풀이할 때마다 아이가 자지러지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어떻게 했는지 아이의 손등에서 피가 철철 흐르기까지 했다.

눈앞에서 이를 목격한 오씨는 쌓여 오르는 분노를 어쩌지 못해 큰소리로 항의를 한 뒤 결국 제주대학교병원으로 옮겨 아이를 치료했다. 그마저도 제주대병원에선 “급성장염이라 약을 먹으면 된다”고 처방했다.

오씨는 “예전에 다른 병원에서는 간호사가 혈관을 못 찾아 양해를 구한 뒤 다른 간호사에게 맡겨 해결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문제는 그 사건 며칠 뒤 이를 항의하러 서귀포의료원을 들렀다가 더욱 격화됐다.

서귀포의료원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에 민원글을 올렸지만 간호과장이 ‘오씨가 잘못 알아들은 것’이라는 식으로 답글을 달아 이를 따지러 간 차였다.

오씨는 “말이 안 통해 상급자를 나오라고 하니 덩치 큰 직원이 나와서 쫓아내려 하더라. 악성 민원인으로 취급하는데 너무 화가 나더라”고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서귀포의료원 쪽은 일단 본인들의 실수를 인정했다.

이에 따르면, 유아의 경우 혈관 찾기가 어려운데 장염으로 인한 탈수증상으로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이에 수분보충을 위해 링거 처방을 했는데 그런 과정에서 사달이 난 것이다.

그 와중에 검사를 위해 피를 빼는데 혈관이 굳는 일까지 벌어지다 보니 상황이 더욱 악화되기만 했던 것이다.

서귀포의료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의료인과 비의료인이 보는 시각이 달라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대로 혈관을 잘 찾는 간호사가 담당했는데도 그랬다. 아이를 위해 바늘을 꽂는 횟수를 줄이며 피를 뽑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다. 또, “아이가 계속 울고 하니 아버님이 화가 나셔서 (간호사의 안내를) 못 들은 것 같다”고도 했다.

오씨는 이같은 해명에 “수분만 보충하겠다고 했지 채혈하겠다고는 안 했다“며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오씨는 지난해 11월에도 아이의 기침 치료를 위해 서귀포의료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급성폐렴으로 번지는 경험(아래 관련기사 참조)까지 한 터라 “서귀포의료원을 믿을 수 있겠느냐”며 고개를 내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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