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적색주의보’, 불과 2시간만 3건 발생
아들 빚 보증 독촉 협박.금융기관 돈 인출 사기
제주경찰.금감원, 긴급 피해경보…범인 추적중

[뉴시스]

제주지역에 불과 2시간만에 3건의 보이스피싱 사건이 일어나면서, 보이스피싱 적색주의보가 발령됐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수사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유사피해 방지를 위해 금융감독원 제주지원과 함께 21일 긴급 피해경보를 발령했다.

특히 20일 하루동안 제주시지역 1건, 서귀포지역 2건 등 총 3건의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 1억2400만원의 피해가 일어났다. 

실제 20일 오전 20시쯤 A씨(68)는 “아들이 보증을 섰는데 돈을 갚지 않아 잡아왔다. 돈을 가져오지 않으면 장기적출을 하겠다”는 전화를 받고, 노형동 소재 한 마트 앞에서 가해자를 직접 만나 2400만원을 넘겨줬으나 결과는 사기였다. 

또한 서귀포시에서 같은 날 오전 9시쯤 B씨(73)는 “누군가 귀하의 우체국 계좌에 있는 돈을 인출하려 한다. 돈을 찾아서 세탁기 속에 보관하라”는 전화를 받고 돈을 찾아 3000만원을 세탁기에 넣아두자 가해자가 집에 침입해 훔쳐갔다. 

20일 오전 11시쯤 서귀포에 거주하는 C씨(76)는 “누군가 귀하의 새마을금고 계좌에 있는 돈을 인출하려 한다. 돈을 찾아서 냉장고에 보관하라”는 전화를 받고 현금 7000만원을 인출해 세탁기에 넣어 뒀지만 가해자가 집에 침입해 훔쳐 달아났다. 

현재 경찰은 피해신고가 잇따르자 주변 CCTV등을 확인해 사기범을 쫓고 있다. 또한 금융감독원 제주지원과 협조, 각 금융기관에 유사피해 발생 사실을 알려, 고액인출 등 특이사항이 있는 경우 즉시 경찰 및 금융감독원에 신고해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다. 

경찰은 인터넷카페,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한 온라인 홍보와 병행해 대면홍보를 집중 벌일 예정이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송우철 제주지방경찰청 수사2계장이 21일 오전 제주지방경찰청 브리핑룸에서 관련내용을 브리핑을 하고 있다.

송우철 제주지방경찰청 수사2계장은 “수사기관, 금융기관 및 공공기관에서는 전화상으로 금융정보 등 개인정보를 확인하거나, 예금을 인출해 세탁기나 냉장고 등에 보관하라고 요구하는 일은 없으며, 그런 경우 100% 사기 전화이므로, 바로 전화를 끊어 사기피해가 없도록 주의해 달라”며 “전화금융사기 피해를 당했거나 그런 전화를 받는 경우 즉시 경찰 및 금융감독원 보이스피싱지킴이에 신고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제주지역 전화금융 사기 건수는 피해건수와 금액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피해건수는 98건에서 59건으로 39.8%가 줄었다. 피해금액도 13억원에서 9억8000만원 수준으로 25.8% 줄었다. 특히 피해유형을 보면 여성이 76.3%, 20대가 39%, 30대와 70대가 15.3%, 수사기관사칭이 71.2%, 금융기관사칭 이 15.2%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사기는 피해건수가 237건에서 245건으로 늘었고, 피해금액도 11억에서 15억 2000만원으로 증가했다. 대출사기는 남성(61.6%)이 여성보다 피해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대가 34.3%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4.1%, 50대가 20.8%, 20대가 13.9%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법은 대출알선에 따른 각종 수수료 요구가 67.3%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