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국회 제출 탄핵 소추안 인용 결정
박근혜, 대통령직 상실...도민들, 일제히 “환영”

[제주도민일보 DB]

국민들이 거꾸로 돌아 가버린 민주주의 시계를 제자리로 돌려놨다. 오직 국민들 힘이었다. 결국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다시 한 번 지켜내 역사를 바로 세웠다.

헌법재판소(권한대행 이정미 재판관)는 10일 오전 ‘2016헌나1 대통령(박근혜)탄핵’ 심판 사건을 가결 선고했다. 이정미 재판관은 “피청구인의 위헌, 위법행위는 대의민주주의 법치를 훼손한다”며 “피청구인 헌법수호 의지 드러내지 않았다. 재판관 전원의 명의로 피청구인 대통령을 파면한다”고 판결했다.

헌법재판관 8인 모두의 명의로 파면을 결정했다. 이번 판결로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직위에서 바로 내려와야 한다.

헌법재판관들은 탄핵심판에서 나온 증거자료와 증인신문 결과를 설명하고 이번 사건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후 결정 이유를 읽고 심판결과인 ‘주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선고를 마쳤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자 제주지역 사회도 일제히 ‘환영’하는 분위기다.

강순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제주도연합 회장(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 상임대표)은 “박근혜 탄핵이 끝이 아니다.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와 정의를 지키고, 뒤틀린 역사를 바로 잡기 위해 매주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섰다”며 “정의를 지키는 것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과 같다. 승자 독식이 아닌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 열심히 일한 만큼 인정받는 세상, 여성, 농업, 노동, 인권 등 사회 모든 분야에서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영근 민주노총 제주본부장(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 상임대표)은 “해방 후 70여년이 지난 한국 역사가 새롭게 쓰여 질 기회가 만들어 졌다”며 “친일, 독재역사가 종식되고 노동자, 민중의 역사가 시작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은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양용찬 열사 추모사업위원회 고광성 위원장은 “당연한 결과”라고 전제한 뒤 “후퇴한 민주주의 시계를 다시 되돌린 건 국민들의 힘이었다. 수개월 동안 광장에서 촛불을 들어 민주주의를 지키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자고 외쳤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됐으니 검찰 수사를 받아 죗값을 치러야 한다. 이를 통해 높은 정치인도 죄를 지으면 벌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국민들에게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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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에 이어 도민들도 당연한 결과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학준 변호사는 “촛불시민들의 성과다. 당연한 결과인데 굳이 가슴 졸이며 기다려야 했나 싶다”고 말했고 도민 장모씨(35)도 “인용결정은 환영한다. 회사를 경영하는 것도 아니고 국가를 관리하는 사람이 국민의 신뢰를 져버렸으니 탄핵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신용인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본인 SNS에 “어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꼭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는 수험생이 된 느낌이었다”며 “11시 이후 환하게 웃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 아니, 환하게 웃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교사 송모씨(31)는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서 역사에 최대 오점을 남겼고, 이로인한 여성의 정치계진출에 대한 안좋은 시선이 생기게 한점에 대해서도 분명히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국민에 대한 배신이며 치욕스러운역사를 남긴 것에 대한 당연한 결과물”이라고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기뻐했다.

공무원 문모(50)씨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오늘 이 인용 결정이 남영호→세월호 사태처럼 다시 되풀이 되지 않도록 철저히 뼈속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고, 대학생 전모(25)씨는 “당연히 그래야 마땅한 일이 대한민국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한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도민 강모(37)씨는 “당연히 탄핵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통령 선거에 나오는 후보자를 검증하고 이후 선거를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했고 공무원 송모 씨는 “대통령 탄핵으로 관료들도 바뀌면 지금의 혼란이 많이 진정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가수 이승환 씨의 페이스북 화면. / 출처=이승환 씨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대학생 이모양(24.여)은 “탄핵소추안이 만에 하나라도 기각이나 각하 결정이 나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었다”며 “하지만 방송을 보면서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이 발표되는 순간, 소름이 돋으면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고 토로했다.

이양은 또 “그네 공주 이제는 집에 가야겠네요”라며 “앞으로 진행될 검찰 수사 등으로 아직껏 밝히지 못했던 세월호의 비밀 등도 하루속히 명명백백하게 밝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농사를 짓는 김정임 씨는 “국민들의 뜻인 만큼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탄핵이 결정됐으니 이제는 이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 또 이를 위해 국민들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또한 정치를 하는 사람들도 국민들 뜻이 어디에 있는지, 잘 판단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적폐 청산’이다. 박근혜 씨를 구속한 뒤 정경유착과 적폐청산을 위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제 수순을 하나씩 밟아 나가야 한다. 정의와 진실은 더디 가더라도 반드시 승리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국회(의장 정세균)는 지난해 12월 9일 제18차 본회의에서 ‘대통령(박근혜) 탄핵 소추안’을 가결, 통과시켰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은 찬성 234명, 반대 56명, 기권 2명, 무효 7명으로 가결됐다. 이로써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직무 정지에 들어갔다.

국회는 의결서 등본을 헌법재판소 심판민원과에 송달했고, 권성동 법사위원장은 정본을 헌재에 접수했다. 이때부터 헌재는 탄핵 결정을 위한 심리에 착수했다. 국회는 또 등본을 청와대에도 전달, 동시에 박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됐다. 이후 황교안 국무총리가 박 대통령의 직무를 대행했다.

이후 제주출신 박영수 특검이 출범, 광범위한 수사를 거쳐 각종 위법 사실들을 파헤쳤다.

한편 박근혜 정권퇴진 제주행동은 10일 오후 7시 제주시청에서 ‘모이자! 탄핵을 외쳐라! 촛불승리 집회’를 개최한다. 오늘 오후 6시30분 서귀포시 1호광장에서도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제주행동은 “탄핵이 인용되면 촛불이 승리했음을 알리는 거대한 축제가 될 것이며, 기각될 시 국민의 뜻을 거스른 헌법재판소를 규탄하고 흔들림 없이 박근혜 퇴진을 위해 투쟁하겠다는 결의를 밝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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