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관덕정 광장 복원 및 차 없는 거리 토론회
道 일방통행식 추진 비판…先주민의견 수렴 촉구

23일 삼도2동주민센터에서 열린 '관덕정 광장 및 서문 복원' 주민토론회.

주민반발에 부딪히며 결국 도의회에서 심의 보류된 관덕정 광장복원(본보 2월 8일 '주민반대 부딪힌 관덕정 광장 '험로'' 기사 관련) 사업과 관련, 주민들의 의견은 배제된 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23일 오후 삼도2동주민센터에서는 '관덕정 광장 및 서문 복원에 대한 주민토론회'가 열렸다.

행정 주도가 아닌 주민주도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는 제주도의 일방통행식 사업추진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계속됐다.

토론자로 나선 하성엽씨는 "도시재생의 방향은 재개발이나 재건축이 아닌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속에서 경제·문화·사회 등 다방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그러나 관덕정 광장 복원은 주민의견 수렴이나 설명 없이 행정편파적이고 행정주도적으로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의 계획대로 광장복원이 이뤄지면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고 주요 도로였던 관덕로가 관광객·방문객 유입이라는 미명하에 없어지고 말 것"이라며 "비밀주의적이고 일부 관계자들에게만 사전 공지된 상태에서 작성된 계획안은 전면 재검토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근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이병호씨도 "도에서는 상향식 도시재생이라고 주장하지만 하향식도 이런 하향식이 없을 것"이라며 "원도심 활성화라는 명제에 힘을 쏟아야 할 도정이 원도심 말살과 죽이기에 힘을 쏟고 있다"고 일침했다.

23일 삼도2동주민센터에서 열린 '관덕정 광장 및 서문 복원' 주민토론회.

고병련 국제대 교수는 "차없는 거리 성공을 위해선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최우선돼야 하고, 주민동의 없는 차 없는 거리는 결국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고 교수는 "(서울)신촌의 차 없는 거리를 추진하기 위해 서대문구는 장장 2년 동안 끈질긴 주민설득과 동의를 구했다"며 "지금 제주도처럼 툭 던져놓고 '너네는 떠들어라 나는 하겠다' 식으로 밀어붙이면 부작용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고봉수 모던건축 대표도 "재산세 납부 문자는 꼬박꼬박 보내면서 설명회, 공청회 문자는 한번도 안온다"며 "이는 주민의견을 듣고자 하는 행정의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고 대표는 "성공과 실패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주말에라도 시범적으로 일부 거리를 차없는 거리로 운영하면서 주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그렇게 해보고 주민들의 호응보다 거부반응이 크면 과감히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