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용암동굴 붕괴 또는 함몰 단계 확인
국책사업·대형개발시 사전 조사·대책 시급

[제주도민일보=조문호 기자] 21일 오후 2시부터 국립제주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제주도 개발과 동굴붕괴 문제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주제의 학술세미나 현장. 손인석 (사)제주도동굴연구소 소장이 최근 잦아진 지진과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해 도내 용암동굴 훼손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최근 발생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제주도내 동굴 훼손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제2공항 예정부지 내에 있는 수산굴도 위험군에 포함돼 있어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손인석 제주도동굴연구소 소장과 김기현 한얼문화유산연구원 부원장은 공동으로 작성한 ‘제주화산도 용암동굴과 도로와의 교차구간 현황분석’에서 이런 의견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이를 21일 오후 2시부터 국립제주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제주도 개발과 동굴붕괴 문제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주제의 학술세미나에서 이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연구진은 도내 분포하는 용암동굴 144개 중 도로와 교차구간 확인이 쉬운 용암동굴 29개를 선정해 현지실사를 벌였다.

선정한 동굴은 제주시 동부지역은 벵뒤굴, 북오름동굴, 대림동굴, 만장굴, 김녕사굴, 용천동굴, 와흘굴, 게여물굴, 게웃두둑굴 등 9개다.

제주시 서부지역은 구린굴, 빌레못굴, 소천굴, 초기왓굴, 재암천굴, 건지굴, 한들굴, 팔자굴, 정구수물굴, 성굴, 감남답굴 등 11개다.

서귀포시 지역은 수산굴, 벌라릿동굴, 알벌라릿굴, 마장굴, 미천굴, 문도리굴, 막굴, 상진이굴, 모남굴 등 9개다.

연구진은 최근 제주 인근 해역에서 지진이 잦아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1986년 이후 발생한 148건 가운데 2011년 이후 발생한 건이 117건(전체의 79%)을 차지한다. 2013년 이후에는 내륙지역에서도 13건이 발생했다.

연구진은 이로 인해 지진침하, 지반붕괴, 동굴 천정붕괴, 재해 등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동굴을 현장실사한 결과 다수의 피해사례를 목격했다.

제주시 동부지역의 벵뒤굴, 만장굴, 용천동굴, 서부지역의 빌레못굴, 재암천굴, 정구수물굴, 성굴, 서귀포 동부지역의 수산굴, 벌라릿동굴, 미천굴 등 10개가 천장이 붕괴 또는 함몰단계임을 확인했다.

[제주도민일보=조문호 기자] 21일 오후 2시부터 국립제주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제주도 개발과 동굴붕괴 문제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 주제의 학술세미나 현장. 손인석 (사)제주도동굴연구소 소장이 최근 잦아진 지진과 각종 개발사업으로 인해 도내 용암동굴 훼손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손인석 소장은 이에 따라 “현실적으로 제주도의 용암동굴은 함몰됐거나 낙반이 심한 지역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동굴과 도로교차구간의 안정정책 구현, 대형 국책공사 및 각종 개발지역에 대한 선제적인 지질공학적·토목공학적 분포 현황조사와 3차원 측량 조사를 실시한 후, 지구물리 탐사, 동굴지리정보시스템(CGIS) 구축, 동굴과 도로교차구간의 안정표지판 설치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도내 용암동굴은 대부분 10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형성시기가 수일 또는 수개월에 불과해 매우 강도가 연약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5단계 붕괴 또는 소멸 단계에 있는 도내 용암동굴에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판단이다.

손 소장은 “최근에는 제주도 근해와 내륙지방에 지진 발생빈도가 증가함에 따라 지진의 영향으로 지진침하, 지반붕괴, 동굴의 천정붕괴, 재해 등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마무리했다.

제주도의 개발, 특히 제2공항 건립과 관련해서도 유사한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만큼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