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물메초등학교 ‘연필 미용사’ 동시집 발간 ‘화제’
전 교생.교사 모두 참여…어린이들 삽화 직접 그려
학생수도 꾸준히 증가.학부모 문의.지역사회 관심

물메초등학교 어린이들이 발행한 세번째 동시집 '연필 미용사'

내가 시를 썼다. / 선생님이 보고 웃었다./ “왜요?” / “너무 당연한 걸 써서.” / 

“내가 말했다.” / “당연한걸 써야지, 그럼 거짓말을 써요?” 

당연한 시 - 박준석

 

엄마가 / 풋사과를 사오셨다. / 새콤달콤하다.

사과보다 / 딱딱하다. / 덜 익었으니까

풋사과는 익지도 않았는데 / 사람들은 왜 / 기다려주지 않지?”

풋사과 - 김현

 

엄마가 언니만 잘해주는 날 / 엄마와 언니는 / 깔깔깔 /

나는 마음이 / 선인장이다 / 가시가 뽁! / 

엄마! / 나도 안아줘! 

까불고 싶은 날 - 이가은 

 

오늘도 머리 깎을 연필 손님이 많다 / 나는 무조건 뾰족 머리로 깎아준다 /

머리 깎아주고 돈은 가루로 받는다 / 머리를 깎아주면 / “나 시원이네 미용실에서 머리 깎았다.” / 자랑하는 연필도 있다 / 나는 연필 미용사 / 솜씨 좋게 연필 머리를 깎는다

연필 미용사 - 김시원

 

물메초등학교 학생들이 쓴 시들의 일부다. 

애월읍 수산리 물메초등학교(교장 장승심)가 전교생 94명과 10명의 교사들이 시집 ‘연필 미용사’를 펴냈다. 

올해로 물메초등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이 펴낸 시집은 3번째다. 매달 독서논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마지막에 동시집을 발간하는 것이다. 지난 2015년에는 ‘나무야, 나무야, 곰솔나무야’, 2016년에는 ‘하늘 아래 구십개의 풍선’에 이어 올해 3번째인 셈이다. 물메초등학교는 이 같이 발간된 동시집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눈다. 

물메초등학교 어린이들은 즐겁고 새로운 일이 있을 때마다 자신의 마음 속 이야기를 동시로 담곤 했다. 이번 시집에는 전교생이 그 동안 지은 시 가운데 각자 한 편씩을 골라내 담았다. 

어린이들은 시를 짓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시에 삽화를 그리기도 했다. 

양동렬 교감은 “어린이들이 자신의 시에 직접 삽화를 그려 넣었다.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난다”며 “특히 어린이들이 지은 시는 수정을 하지 않는게 원칙”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민지 담당 교사는 “어린이가 자신의 감정, 경험, 느낌을 그대로 담았기 때문에 어린이의 눈으로 바라본 일상생활 장면과 순수한 동심을 읽을 수 있으며, 세번째 시집인 만큼 조금씩 성장해 가는 어린이들의 생각과 글 솜씨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했다.

물메초등학교의 이러한 프로그램이 알려지면서 학생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60여명이던 학생수가 100여명으로 늘었다. 실제 이 프로그램을 문의하기 위한 학부모들의 문의와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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