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속 여행지 따라 가볼까

에매랄들 빛 바다, 초록빛 물결 넘치는 자연. 드라마속 남녀 주인공이 알콩달콩 사랑을 속삭인다. 누구나 한번쯤 드라마를 보면서 ‘저 곳은 어딜까, 저 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화면에 비친 아름다운 장면에 더욱 호기심이 생기고, 스타들이 방문한 곳이기에 더욱 관심이 간다. 최근 TV 드라마를 틀면 제주가 나온다. 드라마의 감동으로 인해 더욱 매력적인 그곳, 드라마속 제주여행지를 향해 출발~!

# 인생은 아름다워-사계 블란지펜션, 수월봉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인생은 아름다워’ 촬영지가 입소문을 타며 시청자들의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즐겨보는 애청자들은 제주도 관광길에 촬영지 정보를 물색해 직접 방문한다. 그곳에서 드라마의 분위기를 직접 느끼고 드라마 속의 주인공이 된 듯 촬영지를 거닐어 보기도 한다.

‘인생은…’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곳은 ‘불란지펜션’. 극중 3대가 함께 살아가는 주거공간이다. 펜션답게 동화 속 집처럼 꾸며놓은 인테리어가 눈에 띈다. 드라마 촬영을 위해 제작한 펜션으로 서귀포시 송악산 입구에 위치해 있다.

화면 속 드라이브의 배경이 되는 사계 해안도로도 이목을 끈다. 아름답기로 유명한 제주의 해안도로인 만큼 태섭(송창의 분)이 운전을 하거나 병준(김상중 분)이 아침에 오토바이로 달리는 배경으로 자주 등장한다.

올레길 코스 중 가장 빼어나다고 소문난 외돌개 길(6코스)도 태섭과 경수(이상우 분)의 조깅장소로 등장하며 올레길만의 특별한 정취를 보여준다. 사진작가 경수가 절벽에서 사진을 찍던 곳은 차귀도가 바라다 보이는 수월봉 일대이다.

병준과 아라(장미희 분)가 일몰을 바라보던 곳 역시 수월봉이다. 수월봉은 제주의 오름 중에 가장 서쪽에 있는 낮은 봉우리이며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 올인-섭지코지, 중문관광단지

2003년 겨울, 50%가 넘는 경이로운 시청률을 자랑하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올인’. 7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세트장이 있는 섭지코지는 관광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중국, 일본 등 해외관광객들 늘었다.

드라마가 끝난 후, 방치된 세트장이 2004년 태풍 ‘매미’에 의해 파손되면서 철거되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요청으로 이듬해 6월에 새롭게 복원한 ‘올인하우스’로 새단장해 관광객들을 맞이하게 됐다. 바람 많이 부는 섭지코지 올인하우스는 하루 1만여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드라마 ‘올인’을 사랑했던 시청자라면 수연이 사랑하는 연인 인하를 그리며 바라보던 드넓은 제주 바다를 기억할 것이다.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바다와 하얀 파도가 부서지던 그곳이 바로 중문 관광단지다.

드라마에는 국제컨벤션센터(ICC)와 함께 하얏트·롯데호텔 등이 자주 등장했다. 중문관광단지는 ‘올인’ 뿐만 아니라 영화 ‘쉬리’, ‘연풍연가’를 비롯해 ‘미안하다 사랑한다’, ‘궁’ 등 무수한 드라마, 영화 작품 촬영지로 이용되기도 했다.

# 대장금·탐나는도다-제주민속촌박물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제주를 유배지로서의 삶과 애환, 그리고 사랑을 그린 드라마 ‘대장금’과 ‘탐나는도다’.

이곳의 주요 촬영지였던 제주민속촌박물관은 서귀포시 표선면 약 15만7000㎡의 대지에 위치해 있으며 제주도의 전통 생활풍속이 모여 있는 곳이다. 1987년 2월에 문을 열었다.

전통 취락단지인 산촌, 중산간촌, 어촌, 무속신앙촌, 어구전시관, 농기구전시관을 비롯해 조선시대의 목사청·작청·향청 등의 지방 관아와 귀향 온 죄인들의 배소(配所)가 복원돼 있다. 이들 드라마 뿐만 아니라 최근 종영한 ‘거상 김만덕’, ‘추노’ 등도 이곳을 배경으로 만들었다.

선조들의 손때 묻은 전통 가옥 그대로 복원해 제주에서 가장 제주다운 곳으로 인정받고 있는 제주민속촌박물관. 특히 100여 채에 달하는 전통 가옥은 200~300년 전 실제로 제주도민이 생활하던 건물을 돌 하나, 기둥 하나에 이르기까지 그대로 옮겨놓았다. 들어서는 순간 100년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떠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태왕사신기·태양을삼켜라-세트장

태왕사신기 세트장은 고구려를 시대적 배경으로 만들었다. 역사적 고증을 토대로 한 것은 아니지만 실로 엄청난 크기의 셋트장이다. 일본 관광객을 노린듯 입구에 ‘욘사마’ 배용준의 큰 브로마이드가 걸려있다.

이곳에 가면 세트장은 드라마만 찍으려고 만든 곳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기대 이상의 구경거리로 타임머신을 타고 옛 고구려로 온 착각에 빠질 수도 있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에 위치한 이곳은 묘산봉 관광지구 내 약 2만평 부지에 무려 130억원의 제작비가 소요된 대규모 세트장이다. 약 1500년전 고구려가 최고 전성기를 누렸던 시대의 국내성 모습을 재현했다.
또 당시의 호화객잔, 야시장, 귀족마을, 저잣거리 등 당시의 생활상이 담긴 오픈세트장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에도 국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동남아, 중국 등 드라마 해외수출로 인해 해외팬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방영됐던 ‘태양을 삼켜라’ 역시 촬영지가 주목받으면서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장면에 자주 등장한 남원읍 남원리에 위치한 큰엉 해안경승지는 국내 가장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로 꼽히기도 한다.

제주 남쪽 바다에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펼쳐지고, 그 절경을 2km의 산책로가 기다린다. 주변에는 영화박물관과 함께 대형리조트, 고급펜션 등이 있어 제주의 가을정취를 만끽하기에 손색이 없다. 큰엉 경승지는 올레 5코스이기도 하다.

/한종수 기자 han@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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