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문화 사진 146점·유품 62점
16일 기증식…유족에 사의 전달

고 김수남 사진가의 작품.
고 김수남 사진가.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역의 무속 문화를 사진으로 담아낸 고 김수남 사진가의 샤머니즘 기록이 제주도에 기증된다.

제주도는 오는 16일 제주도청 1청사 로비에서 ‘고 김수남 사진작가 작품 기증식’을 열고 15일간 작가의 사진작품을 도청 로비에 전시한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한국대표 다큐사진작가 고 김수남 작가의 유족 측에서 소장하고 있던 사진 146점과 유품 62점을 지난해 제주도에 기증의사를 밝힘에 따라 추진한 결과다.

도가 수증절차를 거쳐 최종 작품 인수를 완료하면서 이를 기념하고 기증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도는 밝혔다.

이에 따르면 고인의 유족은 이미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작품을 제주문화예술 진흥에 활용해달라며 이를 기증했다.

기증 작품 146점은 ‘한국의 굿’ 사진 뿐만 아니라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 민족들의 삶과 샤머니즘을 담고 있는 유작이다. 시베리아에서 적도까지 아시아 샤머니즘의 궤적을 추적한 순례의 기록물이라 학술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는 사진 자료다.

기증 유품 62점은 작가의 사진에 대한 열정과 숨결이 느껴지는 카메라와 렌즈, 취재 메모, 원고, 연구자료, 직접 사용한 책상 등이다. 옥관문화훈장과 훈장증도 포함하고 있으며, 작가의 작업실을 재현할 수 있을 정도로 소중한 자료라고 도는 의미를 부여했다.

도는 오는 7월 제주시 원도심 지역에 있는 옛 금성장, 녹수장 건물에 ‘제주작가 전시관’을 조성하면 이곳에 고인의 작품과 유품을 전시할 계획이다.

가칭 ‘제주작가 전시관’은 제주출신 작가들이 자유롭게 전시할 수 있도록 마련한 문화공간이다. 작가들의 작품 활동을 도모하고, 원도심을 찾는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제주만의 문화콘텐츠 향유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이와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과 문화행사 등을 통해 지역사회 및 관광객들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고 김수남 사진가는 제주출신으로 연세대 지질학과를 졸업했다. ‘월간 세대’ 기자를 거쳐 동아일보 사진부 기자로 10여년간 재직하다가 그만두고 굿 사진에 매료되어 전국을 다니며 민속현장을 사진에 담는데 열정을 쏟았다.

1988년부터는 아시아에 관심을 갖고 1년의 절반은 외국에 나가 지내면서 동남아시아의 민속을 집중적으로 사진을 찍는 등 30여년간 무속현장을 누비며 피사체의 삶 속에 들어가 그들과 함께 웃고, 즐기며, 함께 슬퍼하던 다큐멘터리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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