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월드컵 16강 진출…26일 우루과이와 격돌

지난 1974년 7월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이역만리서 들리는 아들의 음성에 “그래, 대한국민 만세다”라고 소리쳤다. 당시 이 전화통화 내용은 모두가 어려웠던 시절 온국민에게 감동과 희망 선사했다.

36년이 지난 오늘 또 다시 승리의 땅 더반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허정무 감독(55)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한국 축구 월드컵 출전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23일 새벽 3시30분(한국시간) 더반의 모세스 마비다 경기장에서 열린 2010남아공월드컵 B조 조별리그 3차전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그러나 같은시간 열린 아르헨티나와 그리스간 경기에가 아르헨티나의 2대0으로 끝나면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이 조별예선을 통과한 것은 2002년 이 후 두 번째, 하지만 한국인 감독이 그것도 원정 월드컵에서 16강에 오른건 사상 처음이다.

역사적인 월드컵 원정 16강을 이룬 대한민국의 ‘월드컵 도전기’를 살펴봤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본선무대를 처음 밟은 건 지난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전쟁의 상처를 안고 참가한 한국은 헝가리(0-9패)와 터키(0-7패)에 잇달아 대패, 쓸쓸이 귀국길에 올라야했다.

이후 20년만에 다시밟은 1974년 서독 월드컵에서는 호주의 벽을 넘지 못해 아쉬움의 눈물을 삼켰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한국축구역사상 가장 빛나는 차범근(57)·허정무(55) 등을 이끌고 32년 만에 드디어 월드컵 무대서 섰다. 그러나 본선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체(1무2패)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한국은 이대회를 기점으로 아시아에서 최초로 7회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계기를 마련한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3전전패, 1994년 미국 월드컵 2무1패, 1998년 프랑스 월드컵 1무2패 등 원정 16강을 향한 대표팀의 도전은 매번 실패로 돌아간다. 하지만 안방에서 열린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폴란드·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 등을 잇따라 무너뜨리며 ‘4강 신화’를 이뤘다.하지만 2006 독일 월드컵에서 1승1무1패로 또 다시 조별리그에서 탈락, 한일월드컵의 4강신화가 ‘개최국 이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성적’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한일월드컵을 제외한 전적은 17전 1승5무11패. 원정월드컵 실패의 역사를 뒤로 하고 한국 축구대표팀은 드디어 월드컵 원정 사상 최초의 16강 진출이라는 한국축구역사의 이정표를 새로 세웠다. 끝없는 패배에도 굽히지 않는 불굴의 도전정신이 이뤄낸 쾌거다.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한 한국대표팀은 오는 26일 11시(한국시간) 그리스를 잡은 넬슨 만데라 베이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8강 진출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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