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장기화…감귤산업 ‘위기’
제주도, “12월 1일 감귤대회 기점 값 호전 전망”

[제주도민일보 DB] 농민들이 감귤을 수확하고 있는 모습.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장기화되는 데다 국내외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제주지역 1차산업 분야에도 악영향을 몰아치고 있다.

당장 본격적인 출하기를 맞고 있는 감귤 값이 소비부진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농가들에게 적잖은 시름을 안겨주고 있다.

소비자 심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준으로 꽁꽁 얼어 붙은 상황이고, 국정 전반을 책임져야 할 정부부처들은 사실상 ‘올스톱’된 상태다. “1997년 IMF와 비슷한 상황”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가 침체기를 맞고 있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다시한번 심각한 위기로 다가오고 있는 국면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발표한 ‘2016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자료에 따르면 1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5.8p로 조사됐다. 이는 10월보다 6.1p 떨어진 것이다.

지난 2009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4월 (94.25)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 심리지수가 100 미만이면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낙관적인 반면 100을 넘지 못하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특히 한국은행이 조사한 결과는 소비자 심리지수를 구성하는 부문별 지수도 대부분 떨어졌다. 11월 현재 경기 판단지수(60)는 전달보다 12p 하락해 7년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향후 경기전망지수(64)도 한 달만에 16p나 폭락했다.

현재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금융위기 직후와 비슷한 수준이고, 6개월 뒤에도 경기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지수 역시 전달보다 떨어졌다.

소비지출전망 중에선 내구재(-4p), 의류비(-4p), 외식비(-3p), 여행비(-3p), 의료·보건비(-1p), 교양·오락·문화비(-2p) 등이 모두 하락했다.

제주지역 감귤 농민들은 이같은 국내 경기지표를 반영하듯 신음하고 있다. 감귤 값이 매일 같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바로 ‘소비부진’ 때문이라는 게 농민들의 분석이다.

실제 이를 반영하듯 감귤 값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정보 KAMIS(카미스)에 따르면 1년전 10kg 상품기준 1만7500원 하던 감귤 값이 올해 1개월 전에는 2만50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2주일 전인 11월 14일에는 1만6000원으로, 1주일전인 21일은 1만 4000원, 28일은 1만 3000원으로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같이 감귤 값이 지속적으로 떨어지자 농민들의 불안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자칫 소비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감귤농업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제주도민일보 DB] 지난해 12월 원희룡 제주지사가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 감귤 소비지 시장에 대한 의견을 듣고 있는 모습.

문제는 이 같은 소비부진에 따른 가격하락에도 불구하고 제주도정은 수수방관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 김모씨는 “감귤 값 하락으로 농민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데, 원희룡 지사는 지방현안 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새누리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걸음이 바쁜 것같다”며 “예산시기와 맞물리는 만큼 예산을 따오던지 감귤 소비촉진 홍보에 나서야 하는 것아니냐”고 강한 불만을 토해냈다.

제주도 관계자는 “국내적인 경기침체와 김장시즌이 맞물려 과일, 특히 감귤 소비가 줄어들어 가격이 하락한 요인이 있다”며 “현재 주요 대형마트에서 소비촉진 행사를 추진하고 있고, 오는 12월 1일 감귤대회를 기점으로 판촉행사도 벌일 예정이어서 감귤 값은 조금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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