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여 도민 제주시청 광장서 “박근혜 퇴진 끝까지 간다”
도민들, “국민의 시종 박근혜 국민이 내려오라면 내려와라”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제주도민 3000여명이 26일 제주시청 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촉구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울림이 제주도심에 울려 퍼졌다. 비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 손에 든 촛불의 열기로 국민의 분노를 대변했다.

26일 오후 6시 제주도내 103개 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정권 퇴진 제주행동’이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일대에서 ‘박근헤 하야 촉구! 6차 제주도민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3000여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100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촛불을 들고, 현 시국에 대한 울분을 토했다.

집회는 총 3부에 걸쳐 진행됐다. 1부는 촛불집회는 노래·율동공연, 지정발언, 만민공동회, 노래공연(김신익 밴드), 함께 부르는 노래(헌법 제1조), 2부는 거리행진, 3부는 노래공연(조성진) 및 지정·자유발언, 함께 부르는 노래(하야가)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지정발언에는 한창호 시민, 이경선 한일위안부합의 무효 제주행동 상임대표, 허다훈 군이 나서 시민들의 함성에 힘을 보탰다.

허다훈 군(제주 녹색당 청소년녹색당원)은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이 내려오라고 하면, 국민의 시종인 대통령은 내려와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그 당연한 것을 저 위 서울, 청와대 깊숙한 곳 한 사람이, 국민의 시종인 사람이, 국민의 부응에 응하지 않고 계속 버티고 있다”며 “한 방송에서 청와대가 노리는 것은 국민들은 어차피 시간이 지나게 되면 본인들 살기 바쁠 테니 그것에 대한 반전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2,3월에 되든 대통령이 내려오지 않는다면 국민들은 끝까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제주도민 3000여명이 26일 제주시청 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촉구 촛불문화제를 열기에 앞서 만민공동회를 열고 있는 모습.

만민공동회에서도 다양한 연령대가 참여, 나라를 위한 염려와 분노를 표했다.

김민준 어린이(오라초 4)는 “여러분들, 박근혜는 잘못했습니까, 잘못 안 했습니까? 퇴진해야 됩니까, 퇴진 안 해도 됩니까? 박근혜는 우리에게 잘 한다고 했지만, 우리에게 잘 하는 것은 지금 박근혜가 퇴진하는 것”이라며 “지금 제주도라서 서울까지는 소리가 안 들리겠지만 서울사람들도 ‘박근혜 퇴진’이라고 계속 부르고 있다. 우리 소리는 안 들리지만 더 소리를 높이면 박근혜도 퇴진할 수 있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해 지금 발언을 하고 있다. 박근혜는 퇴진해야 한다”고 당당히 의견을 전했다.

강재형 제주교대 총학생회장은 “저희 대학생들은 대학생들처럼, 농민들은 또 트랙터를 타고 서울로 간다고 했다. 제주도민들은 도민들처럼 이렇게 모였다. 저희의 마음이 전해지지 않을까 싶다. 제가 나중에 초등 교사가 됐을 때 교과서 한 페이지를 장식할 이 상황이 너무 부끄럽다. 우리가 더 멋있는 모습으로 다섯 장 정도를 채워 가면 미래 초등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중앙여고 1학년 장 모양은 “우리는 세월호를 겪은 세대다. 그런데 이번 사태와 세월호가 관련이 있다는 얘기를 계속 듣고 마음이 착잡해졌다”고 참담함을 전했다.

이어 “살릴 수 있었는데, 못살렸다고 생각하니, ‘세월호 7시간’에 대해 더욱 궁금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화를 내는 것이 정상”이라며 “갑자기 하나둘씩 일이 터지고, 미심쩍은 일들이 다 관련이 있어 속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우리 나라가 잘 돌아갔으면 좋겠지만, 왠지 지금 같지만 않으면 된다는, 나라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져 버려서 슬프다”며 또한 “첫 여성 대통령이 나라를 말아먹었다. 여성 문제가 아닌 대통령 문제인데, ‘이래서 여자는 안 된다’는 여론이 나와 그것도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시청으로 나온 김선희 씨(36. 여)는 “이제는 아이들도 나라의 상황을 알고 있다. 이전에는 어른들이 대통령에 대해 좋게 얘기 하셨었는데, 실망하시는 모습을 보고 ‘왜 그래요?’라고 물어본다”며 “직접 와서 촛불을 든 사람들을 보고 느끼는 것이 공부라고 생각해 함께 동행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 어른들이 부끄럽지 않은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 노력한 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나라를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이명재 씨(51)는 “국민들이 박근혜 씨를 뽑아 대통령직을 수행했지만, 다른 사람의 사주를 받아 정권을 운영했다는 것에 대해 배신감을 느낀다”고 표현했다.

또한 “박근혜 씨의 대국민담화도 다 거짓말이었다. 그래도 순수한 마음이었겠거니 생각했는데, 대국민 담화에서도 거짓말을 해 국민을 우롱했다”며 “박 대통령은 국정 정상화를 위해 하야를 안한다고 얘기하는데, 지금이 오히려 공백 상황이다. 하야를 해서 물려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물러나지 않는 이유는 개인의 욕심이다. 검찰도 99.9% 박 대통령의 잘못을 확증하는 데, 왜 하야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손현진솔 학생(신성여고 3)은 “박근혜 대통령이 공적인 일, 사적인 일을 구분을 못하고 친구한테 나라의 큰 일을 맡긴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수능을 준비하는 동안 나라의 상황은 이런데 앉아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에 기분이 ‘X같았다’” “오늘은 나라의 국민으로서 바람과 희망을 전하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온 문수윤 학생(신성여고 3)도 “지난 수능을 준비하며 한국사 공부를 할 때 눈물까지 났다”고 말했다. “걱정 없이 노력하면 되는 나라를 꿈꾸는데, 그게 어려운 것인가”라며 자조적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에 손 학생도 “이후 내가 아이를 낳았을 때 걱정 없이 키울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국가상을 밝혔다.

한편 이날 집회를 전후로 제주음악인 시국선언 콘서트 ‘설러불라’ 공연이 펼쳐졌다.

이날 콘서트에는 강산에, 사우스카니발, 묘한, 러피월드, 조성일밴드, 조성진밴드, 뚜럼브라더스, 나무꽃, 밴드 홍조, 조약골, 김신익, 권순익(래퍼), 오버플로우, 태희언, 비니모터, 강허달림, 선경이 함께 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제주도민 3000여명이 26일 제주시청 광장에서 박근혜 퇴진 촉구 촛불문화제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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