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임재신의 제주 동행기...다큐 ‘물숨’ 고희영 감독 신작

[출처=네어버 영화 소개] 영화 시소(SEE-SAW) 포스터.

앞을 볼 수 없는 이, 앞을 볼 수만 있는 이, 이들의 하나 된 동행이 우리의 어둔 눈을 씻긴다.

시력을 잃은 이동우 씨와 근육병을 앓고 있는 임재신 씨의 고귀한 우정을 담은 영화 시소(SEE-SAW, 보이지 않게 되면서 보게 된 세상)가 다음주 제주에서도 선보인다.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은 이동우 씨. 연예인으로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으며 활동을 이어왔던 그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을 것.

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그에게 어느 날, 망막을 기증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난다. 바로 근육병을 앓고 있는 임재신 씨다.

그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단 하나 ‘시력’ 밖에 없음을 안 이동우 씨는 먹먹한 심정으로 그의 마음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제 두 사람은 ‘앞면만이 아닌 다면을 볼 수 있는 눈’,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는 눈’, ‘사람의 외면이 아닌 고운 내면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마음의 눈’을 공유하게 된 것이다.

이와 동시에 그 둘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그리고 그 둘이 떠난 ‘제주’로의 여행... 다소 불편한 여정이지만, 이 여행길은 ‘둘이 있으면 완벽한 하나가 되는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고희영 감독.

“나는 관망자 역할이었다. 두 사람에게 특별한 장소를 마련해 주고 싶어 좌판을 깔아주고, 이곳에서 추억을 쌓고 놀다 가라고 했다. 둘이서 계속 이야기 하며 옮겨 다니고, 나는 밖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이렇듯 잔잔히 거니는 추억 여행 같은 촬영. 감독인 고희영 씨에게도 이번 영화를 촬영하는 순간은 매 순간 감동의 연속이었다.

“사려니 숲 속 우거진 나무들이 얽히고설킨 모습을 보며 둘이 그런 이야기를 한다. ‘휘어진 나무, 웃자란 나무, 썩은 나무, 서로가 의지하면서 숲을 이루네. 근데 사람은 그렇지 못해. 서로 편 나누고, 미워하고, 나랑 다르다고 하고...근데 자연은 공생하잖아.’”

 

“...재신아, 여행오면 내가 진짜 너한테 묻고 싶었던 게 하나 있었는데, 너 나한테 눈 준다고 했을 때 그 때 진짜 왜 그런거야?”

보이지 않게 되면서, 안을 수 없게 되면서 보고 느낀 세상의 깊이. 두 남자가 하나 돼 맞추는 시소(seesaw)의 균형 속, 내 눈에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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