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전 따라 늘어난 개발자 적극 참가
민간이 코워킹 스페이스 조성계획 ‘기대’

전국에서 알아주는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제주도를 찾고 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민간에서도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어 ‘IT 허브’로서 제주도의 미래 가능성을 넓혀주고 있다.

하지만, 개발자들이 보기에는 여전히 현실적 한계는 많다.

미래의 가능성, 현재의 한계성이 모두 양존하는 제주도의 현실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제주도민일보DB] 제주시 용담동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작업 중인 손님.

[기획]‘제주 실리콘 비치’의 오늘과 내일

‘제주 실리콘 비치’ 실현을 위한 가능성과 한계가 공존하는 가운데 이미 제주도내에서는 이와 관련한 다양한 생태계가 생겨나고 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J-스페이스가 야간 이용에 한계가 있음에도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다.

‘디지털 노마드’에 관심 있는 개발자는 물론 일반인들도 각종 프로그램에 참여해 다양한 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J-스페이스에서 열린 ‘2016 OH! MY JEJU 해커톤’은 아시아 5개국(한국·홍콩·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의 개발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력을 뽐내며 가능성을 엿봤다.

외국인 참가자들은 제주의 환경과 음식, 문화를 경험하며 호평했다. 제주 참가자는 “영어로 대화하느라 어려웠다”면서도 “다른 나라 참가자가 쓰는 프로그램을 보고 배우는 등 유익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다음(현 카카오)에 이어 NXC 등 IT기업 이전 이후 부쩍 늘어난 개발자들은 그 나름의 환경을 개척하고 있다.

기술만 인정 받으면 해외로도 진출을 쉽게 할 수 있는 개발자의 직업 특성상 이와 관련한 영어 실력을 키우려는 이들은 정기적인 모임(페이스북 ‘개발자영어’ 그룹)도 갖고 있다.

매주 한 차례 모여 프로그래밍 과정을 영어로 설명하거나, 이를 영문으로 옮기는 작업 등을 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의 한 코워킹 스페이스 카페를 방문 중인 곽재원씨(오른쪽). 사진=곽재원씨 페이스북.

아예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를 만드는 모임도 생겼다.

곽재원 씨는 제주시 용강동에 일종의 디지털 노마드 마을을 설립 추진 중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개최한 행사에서 제안한 내용이 크게 호평을 받으면서 실체로 옮기는 작업을 벌여 왔다.

일단 감귤 저장창고를 개조해 낮에는 코워킹 스페이스로, 밤에는 관련 인사들의 특강 등으로 꾸밀 계획이다.

곽씨는 “이후 이를 확대해 하나의 마을로 형성, 24시간 운영하는 것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구나 쉽게 와서 맘껏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형성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부연설명했다.

J-스페이스가 일종의 관 주도 형식이라면, 곽씨의 공간은 민간인 주도로서 좀 더 자유롭게 운영해 분위기 형성에 일조한다는 생각이다.

[제주도민일보DB] 제주를 방문하는 디지털 노마드족들이 즐겨 찾는 공간인 제주시 연동 한 프랜차이즈 카페.

홍콩과학기술대(HKUST) 김성훈 교수는 해커톤 대회에서 ‘제주 실리콘 비치’의 가능성에 대해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의견을 전했다.

원 지사는 이에 그 자리에서 자신의 개인연락처를 적은 명함을 건네며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해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가 현실적 한계를 뛰어넘어 진정한 ‘한국의 실리콘 비치’로 거듭날 수 있을지 더욱 관심을 갖게 만드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