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부족·비싼 물가로 장기체류 매력 ‘뚝’
24시간 접근 편한 ‘코워킹 스페이스’ 필수적

전국에서 알아주는 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제주도를 찾고 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민간에서도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어 ‘IT 허브’로서 제주도의 미래 가능성을 넓혀주고 있다.

하지만, 개발자들이 보기에는 여전히 현실적 한계는 많다.

미래의 가능성, 현재의 한계성이 모두 양존하는 제주도의 현실을 세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실리콘비치 LA’ 홍보 이미지. 사진=www.facclosangeles.org.

[기획]‘제주 실리콘 비치’의 오늘과 내일 

아시아에서 ‘디지털 노마드’가 즐겨 찾는 곳은 인도네시아 발리의 우붓이나 태국의 치앙마이, 베트남 하노이 등지다.

이들에게 일종의 ‘성지’로 꼽히는 동남아 지역과 달리 제주도가 ‘실리콘 비치’가 되기 위해 뛰어넘어야 할 한계는 적지 않다.

우선, 개발자들이 일할 수 있는 기업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한 대기업 전자사업 부문 업체에서 근무 중인 개발자 B씨는 “내 입장에선 제주도가 끌리는 곳은 아니더라”고 했다.

“지역적 특성 상 기술이 모이는 곳이 아니다. 기술이 모이기에 매력적인 시장도 아니라서 ‘앞으로도 회사들이 가려고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평가했다.

“서울에서 떨어져 있으니 접근성도 떨어진다”는 말은 실리콘 비치로 가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점을 방증한다.

[제주도민일보DB] 공동의 협업공간을 중요시하는 ‘디지털 노마드’는 작업하기 편한 카페를 자신의 작업공간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사진은 용담동 한 프랜차이즈 카페.

물가 문제도 크다.

동남아시아에 위치한 도시들은 물가가 싸서 디지털 노마드족들이 장기간 체류가 가능하면서 일종의 성지 역할을 하게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더해 디지털 노마드족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어울리고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공간(코워킹 스페이스: Coworking Space)이 부족한 것도 한계로 꼽힌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J-스페이스가 나름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오후 8시 이후에는 비등록자는 마음대로 건물을 드나들 수 없어 불편을 주고 있다.

업계에 정통한 K씨는 “지난 여름에도 국내에서 알아주는 개발자들이 다수 제주도를 다녀갔다”며 “이들은 오히려 신제주 스타벅스에서 맘 편하게 작업을 했다”고 소개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중기 계획으로 잡고 있는 ‘코워킹 스페이스 확대’나 디지털 노마드 유입 확대를 위한 ‘제도적·구조적 문제 보완 노력’도 이런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고 개선이 필요함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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