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당초 20억 예상액 중 10억원만 편성 도의회 제출
김준기 관장, “일단 긍정적 입장...예산 추가 확보 고심 중”

[제주도민일보 DB] 제주도립미술관 전경.

내년에 제주도에서 ‘제주비엔날레’가 열린다.

제주도는 ‘문화예술섬 제주’를 견인할 국제 예술제로 기획한 ‘제주비엔날레’에 예산 10억원을 편성했다고 14일 밝혔다.

내년(2017년) 개최를 목표로 하는 ‘제주비엔날레’는 지난 8월 취임한 김준기 제주도립미술관장의 주요 사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도민 문화예술 활동 및 국제문화 교류확대’ 예산으로 책정한 180억원 중 10억원을 제주비엔날레 개최 예산으로 확정, 11일 도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진행된 제주비엔날레 추진 자문회의에서 마련한 계획안은 예산 20억여원 정도를 예상했다. 이에 앞으로 이 행사를 어떻게 꾸려나갈지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이미 지난 2일 개최한 '제주비엔날레 추진 제1차 토론회'에서도 ‘행사 취지는 공감하지만 현실성 및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던 바 있다. 그렇기에 주어진 예산으로 도민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행사를 운영하는 것이 비엔날레 성공 개최를 위한 큰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준기 도립미술관장은 “일단은 시작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아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추가 예산 확보 방안으로 “국비 성격의 금액을 확보할 수 있으면 매칭해서, 매칭펀드로 추가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 지 노력해 볼 것”이라며, 이외에도 “제주도의 문화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차원에서 후원·협찬해 줄 수 있는 주체를 다각도로 만나서 예산을 확보해 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엔날레의 방식을 예산에 맞춰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우선 지난 2일 토론회에서 밝힌 비엔날레 방식은 △기획전시 △공공예술(도시재생, 역사문화) △해양예술 △학술컨퍼런스이다.

이와 관련 김 관장은 “공공예술은 덩어리가 큼직한 것이기 때문에 예산에 맞춰서 조정할 수 있다. 미술관 전시와 컨퍼런스는 꼭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학술 컨퍼런스는 비엔날레의 중요한 행사”라며 “우리 시대, 전 지구에 꼭 필요하고, 제주에서 해야 하는 이야기를 모아보는 학술 엑스포의 성격이다. 문화 예술계통의 전 세계 지성이 제주에 모여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이며, 그런 구도로 갈 예정이다. 비용은 보다 적게 들지만 얻을 수 있는 것은 많은 행사” 라고 강조했다.

김 관장은 특히 제주가 지닌 ‘섬’이라는 특성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는 ‘해양예술’에 대한 관심을 피력했다.

김 관장은 “제주에는 해변미술, 즉 비치아트는 좀 있는 것 같지만 오션아트는 없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오션을 다루는 예술을 고민하고,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파도가 연주하는 파이프 오르간, 바다 속 조각 공원, 바다 미생물을 이용 해양바이오아트 등 바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예술이 해외에는 많다”며 “아직 제주에는 해양 예술이 낯설지만 이번 비엔날레에 한 두 개의 작품 또는 그 예를 선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제주비엔날레 예산 편성과 관련, 도내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입장을 표명했다.

강요배 화가는 “‘대형’, ‘세계적인’ 비엔날레로 가기는 어렵다”며 “현실에 맞는 ‘제주형 비엔날레’, 작아도 야물딱진 형태의 행사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총감독 중심으로 행사를 맡겨버리는 것 보다는, 여러 생각을 갖고 있는 이론·비평가들의 조언을 참고해 큰 내실을 기하는 것이 좋다”며 “제주의 가치, 제주 비엔날레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창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수열 도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주어진 예산 내에서라도 출발하는 게 좋을 것이다. 여러 부족한 면이 있을 수도 있지만 내실 있게 준비하다 보면 도민·이주민 사회 평가에 따라 증액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 본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리고 “토론회 때 강조한 네 포맷은 20억이라는 예산에 맞춘 기획안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앞으로 어떤 식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예산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획 아이템이 중요하다. 식상한 비엔날레가 아닌, 제주만 가지고 있는, 제주의 과거·현재·미래를 담아낼 수 있는 행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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