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모든 국민, 대통령이 최순실에 농락당했다”허탈
“대통령 사과 형식적, 민심 분노 넘어 증오로 향하는 중”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전국적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민들도 5일 저녁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박근혜 게이트로 전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민들도 한 목소리로 “박근혜 퇴진”을 강하게 촉구했다. 제주도민들은 이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마음이 분노에서 증오로 넘어섰고, 더 늦추지 말고 지금 즉시 '퇴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제주지역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주최한 이날 집회는 지나가는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도 적극 동참했다. 

서명운동에 동참한 이도2동의 이모(48)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이 모든 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참으로 아이들에게 부끄럽다”며 “서명운동,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 민주주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가족단위로 집회에 참석한 연동의 김모(38.여)씨는 “세상에 이런일이 있을 수 있냐. 어떻게 국가 최고의 권력자인 대통령이 한낯 개인에게 농락당할 수 있냐. 이건 국민 모두가 농락당한 것과 다름 없다”며 “대통령과 권력 자체에 회의감을 느낀다. 어떻게든 사회를 바로 잡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제주시 건입동 부모(44)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민심 의식 수준이 상당히 의심 스럽다. 모든 국민들의 마음은 대통령에게서 돌아섰고, 이미 분노를 넘어 증오의 마음으로 변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대통령의 사과는 형식적이고 본인에게는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한심 스럽기 그지 없다”고 비판했다.

본격적인 집회가 시작되고 사회자가 “헌법유린 국정농단 박근혜는 퇴진하라”등 다양한 구호를 선창하자 집회 참가자들은 한 목소리로 사회자의 구호를 따라 외쳤다. 

김덕종 민주노총 제주본부 부본부장은 세월호, 청년실업, 국가기강 문란, 농민 생존권 위협,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정 문제 등을 설명하며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모든 문제에 대해 아무것도 사과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습니까”라고 집회 참가자들에게 묻자 “맞습니다”라고 호응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는 아직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른다. 잘못을 알고 있다면 사과의 처음은 스스로 자리에서 하야하는 것 이어야 한다”고 퇴진을 촉구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이땅의 모든 기득권을 쥐고, 생존권을 내팽개치는 기업해체하는 것에서 부터, 보수언론을 퇴출시키는 것에서 사과는 시작돼야 한다”며 검찰과 권력을 향해서는 “권력자에게 죄를 묻지 않는 검찰을 추출하는 것에서 부터 사과는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시민들은 “맞아요”라고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그는 또 “박근혜는 사과하지 않을 것이고, 물러나지 않을 것이다. 민주공화국의 시민들의 힘으로 박근혜를 하야 시킬 수 있다”며 “이제 행동할 때다. 하야의 촛불을 높이 들고 박근혜가 하야하고, 재벌이 해체되고, 기득권을 깨는 힘을 우리가 보여줘야 한다”고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수능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도 참석했다. 이 학생은 “어른들은 학생이 뭘 알길래 어른들의 문제이니 공부나 하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가만히 있으란 말’ 많이 들어봤다. 그래서 결국 있어서는 안될 일이 일어났다”며 “더이상은 펜만 잡고 공부만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 학생은 “박근혜가 해놓은 일들, 이제는 저희도 알고있다. 다음 세대 아이들을 위해서 많은 목소리를 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며 “박근혜가 퇴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울먹이며 호소했다.

울먹이는 학생을 대신해 마이크를 잡은 친구는 “우리는 국정교과서로 기술된 역사를 배울 수 없다. 세월호의 진실을 은폐한채 바다에 가둘 수 없다. 백남기 농민의 희생을 헛되게 할 수 없다”며 “박근혜는 하야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주최 측은 지난 토요일에 열린 촛불집회보다 더 많은 30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집계했다. 경찰 관계자는 "워낙 많이 와서 몇명인지 집계하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가족단위 참가자들 또한 눈에 띄었다. 참가자들은 “이게 나라냐? 내려와_박근혜”, “닭치고 하야!!”, “박근혜는 하야하라”, “국정농단 박근혜 퇴진, 공범집단! 새누리당 해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나와 집회에 참석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 앞서 정의당은 오후 6시부터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정당연설회를 열었고, 시민단체연대회의는 오라관광단지 정책토론회 서명운동을 벌였다. 노동당, 녹색당, 민중연합당 또한 시청 조형물 주변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전국적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민들도 5일 저녁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쌓인 불만과 분노를 적어서 게시판에 붙였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전국적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민들도 5일 저녁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전국적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민들도 5일 저녁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