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만드는 최동규씨

▲ 최동규씨
해외서 배운 가공기술 제주에서 실력발휘
감귤로 만든 빙과제품…제주에 큰 힘되길

최동규(73)씨는 한평생 통조림 만드는 일에 몰두했다. 제주 농수축산물을 이용해 가공품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40년을 보냈다. 귤·소라·전복·쇠고기·돼지고기 등 닥치는대로 만들었다.

전라도 나주 출신인 최씨는 목포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대학에 들어갔다. 그러나 대학은 자신의 뜻과는 맞지 않았다.

“18살 어린 나이에 대학에 들어가자 마자 중퇴, 기술을 배우려고 일본으로 건너갔어요. 통조림 만드는 기관에서 3년간 농·수·축산 3개 분야 가공품 생산기술을 배웠죠”

1963년 어느 날, 최씨는 연수를 마치고는 제주의 한 가공식품회사에 둥지를 틀었다. 한림읍 옹포리에 있는 이 회사는 일제시대 때 축산가공식품을 생산하는 ‘기지’ 역할을 했다고 한다.

통조림 공장은 최씨의 뛰어난 기술 때문인지 해를 거듭할수록 ‘승승장구’했다. 제주에는 1차 품목이 다양했고 거래처가 많다는 이유도 한몫했다.

“그 당시에는 우리나라 어떤 기업도 쇠고기로 통조림 만들 것이란 생각을 못했어요. 고급재료였기 때문이죠. 아마 제주에서 유일하게 만들었을 거에요”

그러나 40년을 몸담아 온 회사는 결국 문을 닫았다. 가장 큰 문제는 열악한 유통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농수산물 수입 개방으로 인해 경쟁력에서 밀리기 시작했고, IMF 시절을 견뎌낼 수가 없었다.

“공장 문을 닫은 후에는 서울에 갔어요. 친구들과 함께 한약재 수입일도 하면서 수년을 보냈죠” 그러던 어느날 제주에서 친분을 맺어 온 홍오성 킹마트 사장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과일을 이용해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보자는 홍 사장의 제안이었죠. 제가 가진 것은 기술밖에 없잖아요. 흔쾌히 응했어요”

제주에 공장이 없어 충남 조치원 공장에서 개발작업을 진행했다. 감귤을 가지고 아이스크림 개발에 몰두했지만 4~5년 동안 실패를 거듭했다. 기계도 말썽이었다. 천연 과즙이 들아가는 제품을 생산하니 기계가 멈춰섰다고 한다.

“대기업 제품은 화학첨가제와 물로 제조되지만 우리 제품은 천연과즙이었죠. 기계가 고장날 수밖에요. 그래서 새로운 기계를 개발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쏟았어요”

온갖 고생 끝에 탄생한 것이 현재 도내 시중에서 맛볼 수 있는 감귤아이스크림이다. 최씨는 더많은 제주의 특산물로 가공식품 개발에 매진하고 싶다고 한다. 그러면서 제주의 대표적인 제조업체로 키우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제주를 사랑하는 마음도 잊지 않았다. “제주의 많은 농수축산물이 판로가 없어 힘들잖아요. 제가 가진 기술로 제주 농가에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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