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주 씨.

몇 년 전 직장 문제로 제주도로 이주해 왔다. 당시만 해도 교통난도 그렇게 심하지 않았으며, 주택 임대료도 지금처럼 비싸지 않았다.

그런데 불과 몇 사이에 상황이 많이 변했다. 교통난, 쓰레기난 등이 언론에 자주 보도된다. 나도 이런 상황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주거비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주택가격과 임대료가 그야말로 ‘폭등’하는 것을 지켜봤다. 지금도 계속 오르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제주도의 주거비가 이제는 서울 등 수도권과 견주어도 결코 떨어지지 않은 수준이 돼 버렸다. 주택이니 토지를 가진 사람에게는 좋은 일이겠지만 우리 같은 서민들에게는 상실감만 안겨주고 있다. 일 년 동안 죽어라고 일을 해도 주거비와 생활비로 들어가고 나면 저축은 엄두도 못 낼 정도다.

제주도로 이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미리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관계당국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우리 같은 일반 시민이야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할 수 있었겠지만 관계 당국에서 미리 대처를 했어야 했다. 이주민이 많아진다고 언론에 계속 나오는데도, 관계자들이 앞으로 벌어질 문제에 손 놓고 있었다는 것에 화가 날 뿐이다.

늦게나마 시민복지타운에 행복주택을 짓는다는 발표를 언론을 통해서 보고 조금 위안을 삼았다. 규모도 1천 세대 정도라니 주택가격 안정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이것도 쉽지 않은 모양이다. 여론수렴이니 절차문제니 공론화니 하면서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이 규모의 주택이 지어지면 주택 부족 현상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임대료가 낮으면 아무래도 주변 시세에도 많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된다.

관계 당국에서 하는 사업이니 만큼 법과 절차, 여론 등을 잘 따져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하루빨리 이런 문제가 마무리돼 우리 같은 서민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주는 주택이 빨리 지어지기를 바란다.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 안기주(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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