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조생 감귤 10월 출하…온라인선 7900원에 판매중
농민들, "감귤값 하락 자명…당국의 철저한 조사 촉구"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팔리고 있는 제주감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제주산 햇 노지감귤’이라고 적힌 감귤이 온라인에서 한 상자에 7900원에 팔리고 있어 농민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관계 당국은 이를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이 부족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주산 극조생 감귤은 10월 1일부터 출하되지만 이 사이트에서는 한 상자에 1만8000원짜리를 56% 할인해 7900원에 판매하고 있어 자칫 감귤 가격 하락을 부채질 하는 것 아이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최근  한 인터넷 홈페이지에 따르면 ‘제주 햇 노지감귤’이라는 감귤이 버젓이 팔리고 있다.

이 감귤을 판매하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된 사진에는 채 익지도 않은 감귤이 '서귀포 감귤'이라고 적힌 상자에 담겨져 있다.

소비자들에게 싼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의미로 ‘ALL KILL’이라는 문구와 함께 ‘매일매일 죽이는 가격을 만나세요’라는 자극적인 문구도 새겨놓고 었다.

이에 대해 농민들 사이에선 아직 극조생 감귤이 출하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시중에 감귤이 풀리면 문제가 심각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감귤 이미지를 떨어 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게 뻔하다는 게 바로 그것이다.

특히 비상품 감귤을 한 상자에 7900원에 판매하는 것은 상품인 감귤가격 하락을 불러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통의 소비자들은 처음 구매하는 감귤을 한해 보통 가격으로 인식하게 돼 이 보다 조금이라도 비싸면 구매의욕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 농민들의 주장이다.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리에서 감귤 농사를 짓는 김모씨는 “극조생 감귤이 10월 1일부터 출하되는데 인터넷 상에는 비상품으로 보이는 감귤이 무려 7900원에 팔리고 있다”며 “‘매일매일 죽이는 가격을 만나세요’라는 문구처럼 농민들이 죽어 가겠다”고 토로했다.

이 농민은 또 “그렇지 않아도 올해 노지감귤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일고 있다. 며칠만 참으면 공식적인 출하를 통해 제값도 기대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일부 몰지각한 농민과 상인들 때문에 선량한 농민들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혀를 내둘렀다.

게다가 이 농민은 “내리 3년동안 감귤값이 하락하면 감귤 농사는 그야말로 벼랑끝에 몰리는 기로에 설 수 밖에 없다”며 “행정과 농민단체, 특히 상인들은 뼈를 깍는 심정으로 감귤 제값받기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톤을 높였다.

남원읍의 또 다른 농민은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인터넷에서의 판매를 관계당국이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남원읍 태흥리의 김모 씨는 “소비자가 이를 비상품인지 상품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렇게 인터넷에서 가격을 후려쳐서 판매하게 되면 향후 출하되는 상품 가격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진짜 가격도 충격적”이라며 “이같은 행태는 가격하락을 주도하는 악질적인 모습으로, 제주도 농정 당국에서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로선 농가들이 10월1일부터 출하를 시작하자고 자율결의를 한 상태라 출하시기를 규제할 별다른 방안은 없다”며 “다만 가격이 이같이 낮은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관련한 내용을 조사해 보겠다”고 말했다.

최근 한 국내 유명 인터넷상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제주감귤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상품평.

한편 이 외에도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인터넷 상거래 홈페이지에는 10월 본격 출하가 되기도 전 제주감귤을 주문한 사람들의 반응을 여실히 찾아볼 수 있다.

한 구매자는 “이미지 사진보고 구매했는데 사진하고 전혀 다른 파란 귤이 왔네요. 이렇게 파란 귤을 보기는 처음이라 맛도 보기가 싫으네요. 추석 며칠전 귤을 구매했는데 배송이 너무 늦어져서 취소하고 판매자님 귤을 구매 했는데 귤을 좋아해도 사 먹기가 힘들어서,, 배송기간도 있는데 어떻게  노르스름한 귤이 하나도 없는지요?”라고 적었다.

또 다른 구매자는 “와 첫 수확하면 초록색귤이 많아요 라고 했지만 이건 노란귤이 안 보일정도 청귤 시킨줄 ㅋㅋ 후숙을 해봐야알겠지만 이건 좀 너무하다싶기도 하네요”, “귤 받고 파랗다는 글을 읽었어요. 근데 이정도는^^; 작년에 청귤 주문했을 때보다 더 파래요. 몇일 지나서 먹어봐야겠어요. 청귤이라고 써 있어야 할거같아요”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