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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트럭·프리마켓, ‘규제와 진흥’ 사이[기자수첩] 제주섬에 설 곳 잃는 푸드트럭·프리마켓
행정논리 앞세운 규제만…유연적 해결책 마련 필요

[제주도민일보=허성찬 기자] ‘규제와 진흥 사이’

한 가지 이슈되는 사안을 놓고 규제를 할 수도 없고 장려를 할 수 없을 경우 흔히 하는 말이다.

전국적인 트렌드지만 제주섬에서 설 곳을 잃어가는 푸드트럭과 프리마켓 역시 이런 규제와 진흥 사이에 놓여있다.

도시위의 레스토랑이라 불리는 푸드트럭.

핫도그와 커피, 햄버그 등 패스트푸드로부터 시작해 스테이크와 쉬림프 등에 이르기까지 메뉴도 다양하고 기동성을 갖춰 청년취업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런 소위 말하는 핫한 푸드트럭이지만 제주에서는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본보 7월 28일 '제주지역 푸드트럭, 활성화 '요원'' 기사 관련)이다.

푸드트럭은 늘어나는 반면 합법적으로 장사할 수 있는 장소는 한정돼 불법 영업과 단속 사이에서 숨박꼭질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도내에서 푸드트럭의 합법 영업이 가능한 곳은 제주시 사라봉과 경마공원,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와 월드컵 경기장 등 4곳이다.

이외의 장소에서 영업할 경우 불법 영업행위로 단속 대상. 이 때문에 지난 여름 해수욕장과 해변 등에서는 연일 푸드트럭과 행정당국간에 쫓고 쫓기는 숨박꼭질이 계속됐다.

[제주도민일보DB] 지난 여름 제주도내 모 해수욕장에서 영업중인 푸드트럭.

실제로 제주시가 올해 단속해 과태료 및 형사고발 조치 등을 한 건수만 해도 50여건에 이르고 있다.

서울과 원주 등 타 지자체에서는 조례개정 등을 통해 영업규제 지역을 완화하는 등 푸드트럭 활성화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지만, 제주도는 아직 검토조차 하지 않는 채 단속논리만을 내세우고 있는 현실이다.

프리마켓 내 식품 조리·판매 역시 사정은 별반 다를 게 없다.

자유시장을 의미하는 프리마켓이 제주에 처음 생긴 것은 불과 4년전.

2013년 제주시 구좌읍 세화바다에 위치한 카페에서 이주민들이 서로의 중고품이나 핸드메이드 제품을 판매 및 물물교환하며 시작된 벨롱장을 시초로 볼 수 있다.(물론 2011년 이중섭 거리에 조성된 서귀포문화예술시장이 있지만 행정 지원이 뒷받침 됐기 때문에 순수한 의미의 프리마켓으로는 볼 수 없다는게 정론이다)

소박하게 시작한 벨롱장이지만 관광객 증가와 이색 프리마켓 관광명소로 입소문을 타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하더니, 불과 4년만에 아라올레 지꺼진장, 이도1동 모흥골 호쏠장, 대평소소장, 장전 프리마켓 ‘하루하나의 착한가게’ 등 도내 프리마켓만 해도 30여개로 늘어났으며, 
더욱이 각 마을 자생단체들도 프리마켓 조성에 뛰어들고 있어 당분간 열풍이 계속될 전망이다.

[제주도민일DB]도내 프리마켓의 성공사례 중 하나로 꼽히는 아라올레 지꺼진장.

이처럼 지역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프리마켓이지만 행정당국의 지도․단속으로 위축 위기에 직면해있다.(본보 9월 7일 '제주 프리마켓 식·음료, 패러다임 전환 '절실'' 기사 관련)

발단은 지난달 제주시의 프리마켓 내 식음료 조리·판매에 대한 전면 금지 방침.

제주시는 위생 및 타 식당업주들과의 형평성 등을 내세우며 이달까지 계도기간을 거친 뒤 지도·단속을 실시한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프리마켓측은 현재 제주에서 프리마켓 활성화가 되며 하나의 신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점, 프리마켓에서 음식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이지만 분리할 수 없는 하나의 유기체인 점, 타시도에서 프리마켓 활성화를 위해 재정 및 행정지원을 하는 점 등을 내세우며 행정의 패러다임 변화 및 지도·단속 유예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원산 및 유통기한 표시, 위생복과 위생모 착용 등 식품 위생을 위한 노력과 함께 지역 특산물 및 가공품의 사용 등 상생협력 노력도 함께 약속했다.

그러나 제주시는 이달까지 계도기간을 운영한 뒤, 다음달부터 지도·단속을 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

단 그 강도에 있어 지도 위주로 하되, 식중독 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 단속을 벌인다는 방침을 정하고 있다.

사실상 푸드트럭과 프리마켓 모두 행정 규제에 막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셈이다.

행정당국의 규제는 법적 근거에 의하기에 당연하다. 그러나 청년 취업 활성화 및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푸드트럭과 프리마켓의 육성도 필요하다는데 역시 이론이 없다.

행정이 지도와 단속이라는 올가미에 구애받지 않고 좀 더 유연하게, 말 그대로 ‘규제와 진흥 사이’에 맞게 해결책을 마련해 가는 모습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허성찬 기자  jejuhsc@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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