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부모도 공부가 필요해 ③아이를 망치는 부모의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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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부모와 아이들의 관계가 자기 파괴적인 유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부모는 아이를 가르친다는 이유로 위협하고, 빈정대고, 거짓말이나 도둑질에 대해 설교 투로 훈계하고, 사나운 태도로 공손함을 가르치곤 한다. 아이와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선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있다.

△위협: 버릇없는 행동을 부추긴다
위협은 아이에게 금지된 행동을 반복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경고는 아이들의 자율성에 대한 일종의 도전 행위다. 만일 자존심이 있는 아이라면 경고를 받고 난 후에도 자신의 자존심을 입증하기 위해 다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하게 된다.

다섯살 난 민수는 여러번 주의를 받았는데도 줄곧 유리창에 공을 던지고 있었다. 아버지는 “한 번 더 유리창에 공을 던지기만 해봐. 혼내줄 거야. 두고 봐”라고 경고했다. 잠시 후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났다. 공에 맞아 끝내 유리창이 깨진 것이다. 아버지에게는 마치 “아빠가 말한대로 됐어. 혼낼거야?”라는 소리로 들렸다.

이와 반대로 동수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나쁜 행동을 반복하지 않았다. 일곱살난 동수는 어린 동생에게 장난감 공기총을 쏘았다. 어머니는 말했다. “아기에게 총을 쏘지 말고 과녁에다 쏴” 동수는 다시 동생에게 총을 쐈다. 어머니는 총을 빼았으며 동수를 타일렀다. “총은 사람에게 대고 쏘는 것이 아니란다. 맞으면 아프잖니” 동수의 어머니는 아이에게 올바르지 못한 행동임을 알려주는 동시에 대안을 제시했다. 과녁에다가 총을 쏘든지, 총을 빼앗기든지 동수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동수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지 않고 자기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게 됐다. 흔히 부모들이 “그만두지 못해! 한 번만 더 동생에게 쏴봐, 그러면 영영 총을 가지고 놀지 못할 줄 알아”라고 위협하는 우를 범하지 않았다.

△매수: 조건을 붙여 보상을 제시하는 잘못된 방법
대놓고 무엇을 하면(또는 하지 않으면) 상을 주겠다고 아이에게 조건과 대가를 제시하는 것도 아이를 망치는 유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동생을 잘 보면, 장난감 사줄게” “숙제를 잘하면 여름방학에 해수욕장에 데리고 갈게” 이런 식으로 조건을 붙인 말은 당장 눈에 보이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지속적인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조건을 붙여 보상을 내거는 말의 이면에는 행동을 고칠 수 있는 아이의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는 뜻이 함축돼 있다. 어떤 아이들은 의도적으로 못된 짓을 한다. 바른 행동을 했을때, 부모에게서 대가를 받으려는 목적에서다. ‘착한’ 행동에 대한 대가에 대한 요구는 점점 더 강해진다. 보상이란 사전 예고 없이 받을 때, 기대하지 않았는데 받게 될때, 행동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칭찬의 대가로 받을 때 가장 유익하다.

△약속: 비현실적인 기대가 아이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이유
부모가 먼저 아이들에게 약속을 해서도 안되고, 아이들에게 밀려 약속을 강요당해서도 안된다고들 한다. 약속은 아이들에게 비현실적인 기대를 품게 한다. 어떤 아버지가 아이와 동물원에 가기로 약속을 했다고 하자. 그러면 아이는 그날은 무슨 일이 있어도 동물원에 가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생겨 약속을 지키지 못할때가 있다.

그러나 아이는 그런 사정을 생각하지 않는다. 부모가 약속을 어겼다고 불평하고 부모는 부모대로 약속을 하지 말걸 하고 후회한다. 부모들은 이런 일에 익숙하다. 무엇을 해주겠으니 앞으로는 착한 행동을 하라거나, 과거의 버릇없는 행동을 하지 말라거나 하는 약속을 아이에게 요구해서는 안된다. 아이들의 마음에서 우러나지 않는 약속을 하는 것은, 마치 부도 수표를 발행하는 것과 같다.

△빈정거림: 소리 장벽
빈정거림은 아이의 정신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 빈정거리는 부모는 효과 있는 대화를 가로막는 소리의 담을 쌓는다. “몇번이나 같은 말을 되풀이해야 하니? 귀가 멀었니? 도대체 왜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거야?” 이런 부모는 자기 말이 반발을 사고 그런 표현이 아이들을 복수심에 사로잡히도록 자극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을 가로막는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다. 빈정대는 말과 신랄한 표현들은 아이를 키우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거짓말하는 아이: 추궁하지 말 것
부모는 아이들이 거짓말을 할때 화를 낸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자기 방어적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곤 한다. 특히 부모가 이미 대답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질문하면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게 된다. 이미 내용을 알고 있으면서 아이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예를 들면 방이 지저분한 걸 쳐다보면서 “내가 말한대로 방 청소는 했니”라고 묻는 것이 그렇다. 어떤때는 진실을 말했는데도 야단을 맞을 때, 아이들은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아이가 거짓말을 했을때 이에 대응하는 방법은 분명하다. 먼저 검사처럼 굴거나, 자백을 강요하거나 단순한 거짓말을 가지고 거창한 재판을 벌이지 말아야 한다. 부모는 아이들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부추기지 말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왜?”라고 묻지 않는 것이다. 아이가 대답할 수 없는 추궁의 질문 대신에 동정심을 표현해 말을 하는 것이 좋다. “왜 넌 그렇게 이기적이니? 동생이 먹을 것까지 너 혼자 다먹었지? 사실대로 말해”란 말 대신 “네 것을 동생에게 나눠주면 좋을텐데”라는 말이 대안이다.

△훔치는 아이: 야단법석은 금물
아이들은 누구나 제 물건이 아닌데도 집으로 가져오고 싶어하는 공통된 심리가 있다. 그러나 훔친 것을 알았을 때는 훈계하거나 야단 법석을 떨지 말아야 한다. 아이가 과자를 훔쳐서 제 주머니에 넣는 것을 보았을때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왜 훔쳤니”라고 묻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는 아무 생각없이 훔쳤을지도 모른다. 거기다 대고 이유를 대라고 윽박지르면 결국 다른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다. “과자가 먹고 싶었니? 엄마한테 말을 하지 그랬어. 다음에 과자가 먹고 싶을때는 엄마한테 이야기 하렴. 엄마가 사줄게. 이 과자는 주인 아주머니꺼고, 네 것이 아닌 다른 사람걸 허락없이 가져가는 건 나쁜 일이야”라고 이야기 해주는 것이 좋다.

부모가 아이의 버릇없는 행동을 사납게 야단치는 것은 좋은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를 상냥하고, 분명하게 밝혀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발췌> 「부모와 아이사이」(하임 G 거너트 외 지음/ 신홍민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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