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도두동 주민 업체 너도나도 아우성
급기야 천막치고 지사·시장 등 체험 요구

도두1동마을회에서 설치한 악취체험천막.

[제주도민일보=허성찬 기자] 제주시 하수종말처리장 처리 능력에 과부하가 걸리며 악취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두통과 구토 등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늘어나자 도두1동마을회에서 악취체험천막까지 설치하며 시장·지사 등에 체험 및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어,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0일 찾은 제주시 도두동 제주하수처리장 인근.

'악취체험천막'이라는 다소 생소한 천막이 설치돼 있다.

사연인즉슨 해마다 증가하는 악취로 인해 주민불편이 계속 가중되자 도두1동 마을회에서 설치한 것이다.

인근 지역에 악취가 시작된 것은 10년전인 2006년. 대대적인 오수관 공사로 인해 집집마다 있던 정화조가 사라지면서 유입하수가 증가하면서부터다.

처음에는 미비하던 악취는 인구유입과 관광객 증가, 공동주택·관광호텔 등 대단위 개발사업 등으로 인한 유입하수량 증가에 맞춰 심해졌고, 3~4년 전부터는 여름철만 되면 문을 열어놓지 못한다는게 도두1동 마을회의 설명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악취가 심해지며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일부 주민들의 경우 두통 및 구토 증상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김대출 마을회장은 "제주하수처리장 처리용량을 초과하는 하수가 유입되면서 악취가 심해져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일부 주민들의 경우 악취 때문에 구토 및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마을회장은 "전문인력 배치 및 하수처리 용량 확대 등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시 도두동에 위치한 제주하수처리장.

지난 1994년부터 운영중인 제주하수처리장의 하루 최대 처리량은 13만t.

그러나 1일 유입 하수량을 보면 2013년 11만6208t, 2014년 11만 7137t, 지난해 11만9674톤 등 매년 증가하며 최대 처리량에 근접하고 있다.

더욱이 유입농도도 해마다 증가하며, 방류수 수질기준 초과 일수도 매년 늘어나며 악취 발생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에 도상하수도본부는 제주하수처리장 시설 중 악취발생 시설에 대한 악취저감시설개량을 오는 10월까지 마무리하고, 수처리시설에 대한 기술진단 등을 통해 악취를 지속적으로 줄여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2020년까지 예정된 제주하수처리장 증설사업(1일 13만t→17만t)을 처리장 운영에 지장이 발생하지 않는 시설공법으로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도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현재 근무인력을 대상으로 처리장 운영 전문교육 실시, 전문가 자문 확대, 견학 등 직원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며 "지역주민 등에 대한 설명회, 간담회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등 소통 강화로 민원사항을 해소하는 한편 안정적인 하수처리를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방훈 정무부지사와 하민철 환경도시 위원장을 비롯한 환경도시위원들은 이날 악취체험 천막을 찾아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수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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