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이 23일 오전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최근 국내외 주요 감염병 발생 전망과 주요 추진 사업과 리우올림픽 관련 감염병관리대책본부 운영 현황, 폭염 이후 다가올 가을철 질병 정보에 대한 계획을 밝히고 있다. 정 본부장은 이어 2001년 이후 15년만에 국내 발생으로 추정되는 콜레라 환자가 신고됐다며 손씻기 등 개인위생에도 주의를 당부했다.

[뉴시스] 올들어 결핵, C형간염에 이어 콜레라까지 온갖 감염병이 잇따라 창궐하면서 온 국민을 공포로 몰아 넣고 있다.

이들 질병은 그동안 우리 사회가 수많은 감염자와 희생자를 유발시키면서 얻은 정보들을 통해 충분히 대응과 예방이 가능한 감염병들이다. 지난해 해외에서 예기치 못하게 유입된 미지의 질병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는 사뭇 양상이 다른 셈이다.

하지만 아무리 보건당국이 감염병 감시와 대응의 수위를 높여도 감염병 확산이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사람이 바뀌지 못한 탓이다.

최근 국내에서 잇따라 발생한 감염병의 원인은 '인재(人災)'라는 게 보건당국의 평가다.

지난 7~8월 이대목동병원과 서울삼성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2곳에서 발생한 결핵 감염사태는 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가 매개체였다. 감염병에 대응하고 치료해야 할 의료진이 오히려 감염의 '숙주'가 된 것이다.

서울 동작구 소재 서울현대의료원에서 지난 2011~2012년 발생한 C형 간염 집단 발병 사태 역시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점이 의심된다.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은 이미 오래전부터 감염 우려가 있어 의료계에서도 금기시 됐지만 여전히 의료 현장에서는 지키지 않는 구태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주사제를 혼합 사용하는 일이 늘었지만 관리가 어렵다. 보건당국의 한 관계자는 "의료현장에서 주사제제를 한꺼번에 혼합해 놓은 뒤 필요할 때마다 주사기로 제제를 빼낸후 옮겨 담아 사용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주사기를 교체하지 않거나 병안에 담긴 주사제제에 바이러스가 섞일 경우 새 주사기를 사용하더라도 전파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의료 편의주의에 길들여져 환자 감염 위험성은 뒷전이 된 탓이다.

15년만에 광주에서 발생한 콜레라 감염사태의 경우도 아직 역학조사가 진행중이지만 환자가 여행중 들른 음식점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50대 남성 환자의 경우 부인, 자녀 등과 함께 남해로 여름 휴가를 다녀왔고 여행지에서 들른 음식점에서 오염된 어패류나 물을 섭취했을 가능성이 높다.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콜레라균이 빠르게 번식한 탓도 있지만 영업점에서 도마, 조리도구 소독만 열심히 하고 물과 음식물을 끓이거나 익혀 섭취해도 감염을 막을 수 있는데 이같은 기본도 지키지 않다보니 후진국에서나 발생하는 콜레라가 또다시 재발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최근에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감염병은 재앙이 아니라 인재"라며 "우리로서는 입에 단내가 나도록 감염병 예방수칙을 지켜달라고 잔소리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화가 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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