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생명평화대행진 ‘평화야 고치글라 범국민 문화제’
6일 대행진 마무리, 다양한 인원 참여 ‘강정 평화’ 촉구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시민들이 강정평화 대행진을 모두 마친 6일 오후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평화야 고치글라 범국민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이날 문화제에는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했던 할머니들과 세월호 유가족,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용산참사 대책위, 미국재향군인회 관계자 등이 참석해 연대의 뜻을 표했다.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평화를 향한 열기 어린 염원 속 폭염도 속수무책이었다. 지난 1일부터 ‘평화야 고치글라’를 외치며 제주의 동과 서를 행진하던 걸음이 오늘, 제주 탑동광장에서 멈췄다.

6일 오후 6시 탑동광장에서 2016 강정생명평화대행진 ‘평화야 고치글라 범국민 문화제’가 열렸다.

이번 문화제는 제주해군기지 건설의 문제점을 알리며 평화를 촉구하는 ‘평화대행진’의 마지막 피날레로 열린 것이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2016 강정생명평화대행진 참가자들이 6일 오후 6시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열린 문화제에 참석해 노래에 맞춰 신나게 율동을 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강정마을회, 제주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 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제주해군기지 건설 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는 ‘평화야 고치글라(같이 가자)’라는 슬로건을 외치며 평화대행진의 시작을 알린 바 있다.

이에 30도를 훌쩍 웃도는 폭염 속 진행된 이번 대행진에는 총 3000여명(주최측 추산)의 인원이 참가, 함께 연대하며 평화를 향한 의지를 표명했다.

참가자들은 ‘해군기지의 문제점’, ‘구상권 철회’를 촉구하며 강정마을에서 출발, 동진과 서진으로 제주도를 돌아 6일 탑동에서 조우함으로써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했던 할머니들이 6일 오후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열린 ‘평화야 고치글라 범국민 문화제’에 참석해 강정생명평화 대행진을 응원하고 있다.

‘평화야 고치글라’ 문화제는 최종대 씨(동진)와 김예지 학생(서진)의 개회선언으로 막을 열었다.

이날 문화제에는 ▷밀양송전탑반대 할매합창단 ▷최상돈 씨 ▷조성일밴드 ▷쌍용자동차 노래패・율동패 ▷스왈로우 ▷쿨레 칸이 공연을 펼쳐, 참가자들을 격려하고 평화 의지를 북돋았다.

또한 ▷박구경 시인의 시 낭송 ▷참가자 브루스 개그논(Bruce K. Gagnon) 씨와 김현동(단원고 故김다영 양 아빠) 씨의 소감 ▷대행진 영상 상영 등의 순서가 함께 진행, 평화를 향한 진솔한 외침을 함께 나눴다.

대행진에 참여했던 반전평화운동가 브루스 개그논 씨는 “강정마을에 지어지는 해군기지와 관련된, 모든 전쟁과 관련된 계획에 대해서 전 세계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같이 저항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해군기지 반대, 한국의 사드배치 반대”를 주장했다.

그리고 김현동 씨는 세월호・밀양 송전탑・성주 사드 배치・강정 해군기지를 다 함께 언급하며 “모든 평화를 해치고 일상의 행복을 해치는 세력들이 하나”임을 강조했다. 그리고 “지금도 11일째 광화문에서는 특별조사 위원회 위원들이 법에 정해진 특별조사위원회 조사지원을 보장해 달라고 노숙 농성을 하고 있다”며 “평화를 지키고, 세월호를 고치글라해서, 반드시 우리 모두가 행복하고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위해 함께 고치글자”고 외쳤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2016 강정생명평화대행진에 참가한 수녀와 어린이들이 6일 오후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열린 문화제에 참가하고 있다.

지난 5박 6일간의 대행진에는 다양한 연령의 참가자들이 모여 일정을 함께 했다.

청소년 연대캠프 일원으로 참여했던 강희철(중1) 학생은 “더운 날씨에 힘들었지만 다 걷고 나니 보람차다”면서 “구상권과 같은 어려운 개념은 잘 모르지만, 제주와 우리나라의 평화를 외치는 역사 현장에 동참할 수 있어 특히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리고 이번 대행진을 위해 식사 지원 등 봉사로 참여했던 이지윤(여. 40) 씨는 “사실 해가 지날수록 관심이 적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참가인원이 더 많아지고 봉사 지원도 많아지고 있다. 강정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 평화와 제주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진심어린 마음들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2016 강정생명평화대행진에 참가한 수녀와 어린이들이 6일 오후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열린 문화제에 참가하고 있다.

대행진 참여를 위해 육지에서 내려온 평화어머니회 전미옥(여. 56) 씨는 “이미 강정에는 해군기지가 세워졌지만, 이런 행사를 하면서 다른 나라에도 ‘군사기지’라는 것이 인류에 어떤 의미를 줄까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함께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사기지의 목적은 전쟁이다. 전쟁을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단지 이 문제 뿐만이 아니라 항공모함 등을 수리하는 과정에서 화학 물질들이 쏟아져 나온다. 결국은 지역 사람을 죽이고 다른 사람을 해치는 일”이라며 “함께 연대해서 이런 문화를 막아내야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연에서 ‘포기하지 말아요! 평화가 이깁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해 감동을 자아낸 밀양할매 합창단의 김영자(여. 60) 씨는 “‘평화야 고치글라’라는 말을 처음에는 몰랐는데 ‘함께 가자’는 뜻이더라. 참으로 좋은 말”이라며 말의 서두를 열었다.

이어 “일제시대 때 반장이나 동장을 했던 사람들은 앞잡이 노릇을 많이 했다. 그럴 때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밑바닥에서 농사를 짓고 일을 했던 분들이었다”며 “우리는 이 세상을 바꿔나갈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당당히 말했다.

덧붙여 “송전탑 반대를 할 때 국회를 수시로 드나들면서,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이 생각을 똑바로 한다면 국민들이 이렇게 힘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평화를 해치는 세력에 맞서 우리는 꼭 이길 것이다. 이길 때까지 싸울 것이니까”라는 다짐을 함께 전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시민들이 강정평화 대행진을 모두 마친 6일 오후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평화야 고치글라 범국민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이날 문화제에는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했던 할머니들과 세월호 유가족,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용산참사 대책위, 미국재향군인회 관계자 등이 참석해 연대의 뜻을 표했다. 강동균(왼쪽) 강정마을회 전 회장과 홍기룡 집행위원장이 동진과 서진의 깃발을 서로 교환하며 내년을 약속하고 있다.

지난 6일간 제주 전역에 흘렀던 노란 물결은 마지막 날 탑동에서 하나가 됐다. 함께 걸었던 208.5㎞(동진 110.2㎞, 서진 98.3㎞) 속 나눴던 평화에 대한 열망은 제주를 넘어 이제 세상을 덮고 있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2016 강정생명평화대행진에 참가한 한 시민이 6일 오후 6시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열린 문화제에 참석해 흘러나오는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시민들이 강정평화 대행진을 모두 마친 6일 오후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평화야 고치글라 범국민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이날 문화제에는 밀양 송전탑 건설을 반대했던 할머니들과 세월호 유가족,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용산참사 대책위, 미국재향군인회 관계자 등이 참석해 연대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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