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일 ‘음식영화축제’, 영화상영 및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
‘누들로드’, ‘요리인류’의 이욱정 PD 렉처멘터리도 큰 호응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KBS의 글로벌 대기획 ‘요리인류’ 감독인 이욱정 PD.

스크린 속 정갈한 밥상을 앞에 놓고 식사를 하는 사람들, 허겁지겁 음식을 쑤셔 넣듯 급히 먹는 사람들을 보며 관객들은 삶의 한 단상을 느끼기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스크린 속 음식을 보며 관객들은 시간을 넘나들기도 하고, 공간을 오가기도 한다. 이를 통해 느끼는 인류의 역사란? 그리고 문화란!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입 안 가득 음식을 넣고 맛을 음미하는 모습에 함께 입맛을 다시는 자신을 보며 다시 한 번 느낀다. ‘나에게 있어 먹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이 ‘먹는 것’, ‘음식’이 삶에 주는 의미를 ‘영화’라는 매개로 찾아보는 축제가 5일과 6일 제주 세이레아트센터에서 열려 눈길을 끌고 있다.

식생활교육제주네트워크가 마련한 ‘음식영화축제 in jeju’가 바로 그것이다.

이번 행사에서 상영되는 영화는 ▷지슬(5일, 오전 11시) ▷하나와 미소시루(6일, 오전 11시) ▷잡식가족의 딜레마(6일, 오후 2시) ▷리틀 포레스트1(6일, 오후 4시) ▷다큐 자연농(6일, 오후 7시) 이다. 영화 속 등장 ‘음식’의 각기 다른 의미 찾기를 즐길 수 있는 영화들로 선정, 상영되고 있다.

영화상영 외에도 첫날 ▷‘국민 공통 식생활지침’ 활용을 위한 제주 토론회 ▷제주향토음식이야기 ▷제주향토요리연구가와 함께하는 향토음식 리셉션 ▷렉쳐멘터리/Our Daily Bread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돼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첫날 진행한 렉처멘터리는 KBS의 글로벌 대기획 ‘요리인류’ 디렉터스 컷(감독판)을 감독인 이욱정 PD와 함께 감상하는 아주 특별한 순서로 진행됐다. 이 PD는 다큐멘터리 ‘누들로드’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유명 PD다. 이 PD와 함께 ‘요리인류’ 시리즈 중 ‘빵 이야기’만을 모은 새로운 편집본을 보며 떠난 식문화 탐사 대여정에 많은 사람들은 열띤 호응을 보였다.

이욱정 PD는 “음식 속에서 우리가 배울 것이 많다”고 말했다. “역사 속에서 생존한 음식들은 1~2백년 후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사라지는데, 국수란 빵이란 음식을 생각해 보면 1~2천년, 빵 같은 경우는 1만년 동안 생존해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한 지방에서 생겨났는데, 오늘날 70억 인구가 다 먹게 된 음식들이 있다. 시간과 공간의 벽을 뛰어 넘는 몇 안 되는 음식을 우리가 들여다보게 되면 거기에는 인류가 무엇을 욕망하고 있는지가 보인다”라는 고찰을 전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KBS의 글로벌 대기획 ‘요리인류’ 감독인 이욱정 PD.

덧붙여 이 PD는 ‘음식’ 분야에 있어 제주가 가진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 PD는 지난 5월 제주에서 열린 푸드앤와인페스티벌에 방문했던 기억을 전하며 “전 세계를 통틀어서 제주만큼 청정의 다양한 식재료를 가지고 있는 곳은 드물다. 이것은 저만의 얘기가 아니라 행사에 왔던 미국 정상급 셰프들도 했던 얘기”라고 말했다.

또한 당시 방문했던 셰프들이 주장하는 운동인 퍼시픽림(Pacific Rim, 하와이 식재료, 요리에 프랑스와 아시아 각국의 요리법을 접목시켜 음식을 만드는 유형)이 제주에도 시사할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향토 요리에 대한 가치를 강조하는 입장으로, 제주 음식의 가능성을 짐작케 하는 말이다.

반면에 “제주 향토음식을 좀 더 개방적이고 유연하게 바라보고 해석・활용하는 것도 있어야 한다”며 “이 두 가지가 합쳐진다면 제주도는 미국 셰프들이 얘기했던 대로 한국을 넘어서서 세계 셰프들이 오고 싶어 하는 곳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 PD는 요즘 시대의 ‘먹거리’란 어떤 의미를 지니는 지에 대한 생각을 함께 전했다.

이 PD는 “요즘 한국사회에서 셰프, 쿡방 열풍이 일고 있다. 다 셰프만 나온다고, 지겹다고 하는 분들도 많은데 저는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긍정적인 의미에서 음식・요리라는 것이 우리 문화와 삶에 가치 있는 일부가 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음식・요리의 진정한 의미는 나눔과 공유와 함께하는 즐거움”이라며 “정서・감정 그런 것들, 가족·연인·직장동료들과 같이 모여서 어떤 음식을 함께 놓고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시간들에 대해 우리가 반추해 볼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는 현 세태에 대한 진단을 내렸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KBS의 글로벌 대기획 ‘요리인류’ 감독인 이욱정 PD.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KBS의 글로벌 대기획 ‘요리인류’ 감독인 이욱정 PD.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KBS의 글로벌 대기획 ‘요리인류’ 감독인 이욱정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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