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넥슨 비상장 주식 특혜 매입 의혹을 받고 있는 진경준 검사장이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진경준(49·21기) 검사장의 넥슨 주식 공짜 매입 의혹을 수사한 이금로 특임검사팀이 29일 진 검사장을 구속기소하고 출범 23일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제3자뇌물수수, 위계에의한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적용했다.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에게 주식을 무상으로 제공한 혐의 등으로 김정주(48) NXC 대표도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기소했다.

진 검사장의 처남 회사에 일감을 몰아준 서모(67) 한진 대표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특임검사팀에 따르면 진 검사장은 김 대표 등으로부터 총 9억5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가 있다.

우선 진 검사장은 2005년 10~11월 김 대표로부터 넥슨 주식을 사들이는 데 사용한 4억25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후 보유 주식을 10억원에 팔고 그 중 8억5300여만원으로 넥슨재팬 주식 8537주를 취득했다.

특임검사팀은 이중 8억5300만원 부분을 공소시효 10년 범위 내에 있는 뇌물로 봤다. 특임검사팀은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이어진 행위를 하나의 범죄로 간주했다.

진 검사장은 2008년 2월부터 2009년 3월까지 넥슨홀딩스 명의로 리스한 제네시스 차량을 무상으로 사용해 1900만원 상당의 이득을 챙겼고, 2009년 3월 해당 차량을 인수하기 위한 자금 3000만원을 김 대표로부터 받은 혐의도 있다.

이와 함께 2005년부터 2014년까지 모두 11회에 걸쳐 가족 여행 경비 5000여만원을 김 대표가 대납하게 해 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진 검사장은 11번의 '공짜' 여행 중 3번은 김 대표와 동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대표가 주로 이용하는 여행사를 통해 진 검사장이 항공권을 구매하면 나중에 넥슨 측에서 보전해주는 형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임검사팀은 대한항공이 2010년 8월 진 검사장 처남 명의의 청소용역업체에 각종 용역 사업을 몰아준 것도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사업기회 등의 형태이기 때문에 뇌물 금액을 특정할 수 없다고 봤다.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뇌물을 받은 대가로 김 대표에게 몇 건의 법률 자문과 상담을 해준 정황이 있었으나 구체적인 범죄혐의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진 검사장은 아울러 2011년 5월 보안업체 F사 주식 1만주를 4000만원에 취득한 뒤 2015년 1억2500만원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차명 계좌를 사용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또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뇌물로 넥슨 주식 매수 자금이 얻었음에도 마치 장모에게 빌린 돈인 것처럼 허위로 공직자 재산 신고를 한 혐의도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진 검사장은 3차례에 걸쳐 허위 소명서를 제출한 바 있다.

[뉴시스] 이금로 특임검사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브리핑실에서 진경준 검사장 구속기소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에게 주식 매수 자금을 건네고 여행 경비 등을 제공한 김 대표에 대해서도 포괄일죄를 적용했다. 2014년까지 이어진 여행 경비 제공 혐의는 공소시효가 아직 유효하다.

포괄일죄는 동일한 범죄가 수차례 반복될 경우 이를 하나의 행위로 간주해 처벌하는 것으로 마지막 범죄가 끝난 시점을 공소시효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특임검사팀은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2012년 진 검사장 모친 명의 벤츠 승용차 수수 ▲한진그룹 관련 내사종결 사건의 부당 처리 ▲F사 주식 취득 관련 대가성 여부 등에 대해서는 위법행위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 모친 벤츠 승용차의 매입 자금 등을 계좌추적한 결과 '제3자'로부터 돈이 들어온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또 한진그룹 내사 종결과 관련해선 진 검사장이 사건 종결된 이후 먼저 서 대표에게 접촉을 요구했지만 사건 처리에 부당함은 없었다고 판단했다.

이후 서 대표 측이 나중에 있을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잘 처리해달라는 취지로 진 검사장 처남 측에 일감을 몰아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특임검사팀은 이날로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이금로 특임검사도 내주부터 원소속인 인천지검으로 복귀키로 했다. 다만 진 검사장 재판 등 공소 유지는 특임검사팀에서 계속 맡기로 했다.

김 대표의 개인 비리와 넥슨 관련 수사는 특임검사 활동 종료 후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 3부(부장검사 최성환)에서 수사할 예정이다.

앞서 특임검사팀은 출범 6일 만인 지난 12일 진 검사장과 김 대표 자택, NXC 본사, 넥슨코리아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바로 다음날인 지난 13일 김 대표를, 14일 진 검사장을 소환조사했다. 진 검사장은 소환 조사 중 긴급체포해 신병을 확보했다.

이후 서 대표 등을 불러 조사하고 김 대표를 3번 더 소환조사했다.

특임검사팀은 또 지난 19일 진 검사장 재산에 대한 추징보전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진 검사장의 130억원대 재산에 대한 추징보전을 결정했다.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죄질에 상응한 엄정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범죄로 인해 얻은 불법수익을 모두 박탈하기 위하여 범죄수익 환수조치에도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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