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해군기지 착공에 ‘목마른’ 해군이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토지 강제수용을 강행하겠다고 나서 지역주민·시민사회단체 등과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11일 중앙토지수용위원회가 미협의 토지에 대한 수용결정을 내렸으니, 다음달 2일까지 최종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토지를 강제수용하겠다는 것이다.

해군기지 수용부지 28만9917㎡ 가운데 보상협의가 이뤄진 토지는 15만1735㎡에 불과하고, 민간인 소유자 133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68명이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며 협의에 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법’의 힘을 빌어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이는 기자회견을 통해 ‘공사는 이미 시작됐다’ 며 우근민 도지사 당선인의 ‘해군기지 착공 강행은 안된다’는 입장을 반박한데 이어 착공을 기정사실화하려는 ‘강수’로 보인다.

지역의 ‘수장’인 도지사 당선인 마저 무시하는 듯한 해군의 안하무인(眼下無人)적 행태는 강정해군기지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음은 물론 갈등을 확산시켜 문제를 꼬이게하는 ‘악수’(惡手)임을 왜 모르는가.

새 도정 출범과 함께 차분히 문제 해결을 모색하려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어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지 알수없는 노릇이다.

강정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요구하는 핵심은 보상이 아니라 그동안 제주도와 해군이 벌여온 일방통행식 사업추진의 문제를 바로잡고 합리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세계 평화의 섬에 군사기지를 설치하는 원론적인 문제에서부터 주민동의와 여론조사 문제, 부실한 사전환경성 검토 및 환경영향평가 등의 문제를 공론화를 통해 규명하고, 전략성과 경제성을 고려한 후보지 선정과 투명한 주민동의 절차를 통해 풀어가자는 상식적인 요구다.

‘강정 해군기지 문제를 풀지못하면 제주사회가 한발짝도 나갈수 없으며, 지역주민과 도민, 국방부와 해군이 모두 납득할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우 당선인측의 입장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지역사회와 한 호흡으로 가려는 노력과 성찰을 해군에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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