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대중교통 이용 개별 관광객 급격한 증가세
외국어 안내 네비게이션 장착…관련 업계 ‘잰걸음’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중국인 가족으로 보이는 관광객들이 지난 24일 오후 연동의 한 호텔 근처에서 길을 찾기 위해 휴대전화를 들여다 보고 있다. 이들은 휴대전화로 길을 찾다 한 호텔 관계자에게 근처에 식당이 어디 있는 지 영어로 물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외국인 개별관광객이 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길을 걷다보면 여행용 트렁크를 끌고 '끼리끼리' 길을 걷는 중국인 관광객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휴대전화와 지도를 보며 길을 물어보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예전 대형 관광버스를 타고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무리지어 다니던 관광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근래들어 연동, 노형동 일대를 걷다 보면 20~30대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걸어 다니는 모습이 쉽게 눈에 띈다.

여행사들을 통하지 않고 제주를 찾고있는 개별 관광객들(FIT)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 개별 여행객들은 항공권부터 호텔을 직접 예약하고 인터넷을 통해 제주도내 맛집, 주요 관광지 등을 찾아보고 제주로 여행을 오고 있다.

특히 한라산을 오르거나 구좌읍 월정리 해수욕장, 함덕해수욕장 등 주요 관광지 등을 보면 개별관광객 형태로 제주를 찾는 중국인 젊은이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제주도민일보 DB] 한라산 윗세오름을 오르는 중국 여성 관광객들.

틀에 박힌 여행 프로그램과 스케줄, 기념품 관광숍을 들르는 등 천편 일률적 일정에 실증이 났거나, 직접 현지인과 부딪히고 찾아가는 매력의 여행을 즐기려는 시대적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길을 걷다 보면 중국인 관광객이 도민들에게 숙소로 가는 길을 물어보거나 근처 대형마트를 가는 방법, 음식점 등에 들러 어떤 음식을 파는 지 문의하는 젊은 관광객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더욱이 호텔 방 열쇠, 호텔 명함 등을 보여주며 서투른 영어로 길을 물어 보는 경우도 있다.

이를 반영하듯 외국인 관광객들이 제주에서 렌터카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비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제주도관광공사가 발간한 2015년 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전체 여행객 중에 24.6%가 개별여행, 70.9%가 패키지 여행, Air-tel Tour는 4.5%를 보였다.

제주 여행 형태 / 자료=제주도관광공사의 2015년 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을 보면 개별여행객이 46.7%로 2014년보다 두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반면 패키지 여행은 50.2%로 2014년보다 20%이상 감소했다.

이와 함께 제주를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가이드를 동반한 차량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높은 비율은 아니지만 렌터카를 이용하는 비율도 10%를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관광객의 제주여행 주요 교통수단으로는 '가이드를 동반한 렌터카, 전세차량(대절택시)'이 38.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대중교통이 27.1%, 전세버스가 17.1%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렌터카가 10%를 기록했다.

렌터카 이용비중은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도별로 보면 2014년 렌터카 이용 비율이 6.2%에서 지난해에는 10%로 올랐다. 아울러 대중교통 이용 비율(10.3%에서 27.1%)도 크게 증가했다.

제주여행중 주요 교통수단 / 자료=제주도관광공사의 2015년 관광객 실태조사 보고서

반면 가이드 동반 렌터카(전세, 대절택시) 비율은 46.2%에서 38.1%로 줄었다. 전세버스도 25.8%에서 17.1%로 대폭 감소했다.

대신 렌터카는 2014년 6.2%에서 2015년 10%를 기록했다.

렌터카 이용 비율이 높아지면서 렌터카 업계들도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 외국어 기능이 탑재된 길알림이(네비게이션)를 차량에 설치하는 등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렌터카 회사에 차를 반납하러 갔던 한 관광객은 “예전에 한 외국인 가족이 렌터카를 빌려 나에게 영어로 된 지도를 보여주며 호텔(숙소)을 네비게이션에 입력해 달라고 하더라”며 “그때 아 외국인 개별 또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증가하면서 렌터카 이용도 늘어나, ‘영어로 안내하는 네비게이션도 차에 설치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신기해 했다.

이같은 추세를 감안, 중국을 위주로 한 젊은층 외국인 개별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더욱 많은 인원이 제주를 찾고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서둘러야 할 시점임을 실감케 하고 있는 대목이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