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오매자씨

▲ 오매자(41)씨
13년 채식경험 살려 음식점 오픈
 채식은 ‘건강·환경·동물’ 지켜내

“자연과 가까운 먹거리가 몸에 가장 좋다는 말을 하잖아요. 채식 습관은 건강과 지구환경, 동물보호까지 다 챙길 수 있어 1석 3조에요”

제주시청 건너편 골목 한 귀퉁이에 ‘채식’이라는 간판글귀가 선명한 음식점 하나가 자리잡고 있다. 오매자(41)씨는 이곳에서 1년 넘게 채식 체인점인 L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주말 늦은 저녁, 술자리를 갖는 젊은이들로 붐빌 시간이었는지 이곳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오씨에 따르면 점심, 저녁시간대에는 손님들로 북적인다고 한다.

“가게를 오픈했을 당시 제주에 채식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예상외로 많더라고요. 심지어 우리 가게 때문에 식습관을 채식으로 바꾼 사람도 있다니깐요”

L레스토랑은 동물성 제품은 물론 우유 계란 치즈도 식재료로 사용하지 않는 100% 비건(완전 채식) 전문점이다. 다이어트·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애호가, 환경론자 등 다양한 사람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오씨가 채식주의자의 길을 걸은지 벌써 13년이 흘렀다.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건강을 위해 채식을 선택하지만 오씨는 특이하게도 ‘동물’에 대한 동정심 때문에 육고기를 피하면서 이 길로 접어들었다.

“동물 도살 장면을 보고난 후부터 육식을 멀리했어요. 최근엔 탄소배출로 인한 기후변화에도 관심을 갖게 됐죠. 나무를 베어내 만든 축산농장에서 전세계 온실가스의 18%를 방출한다고 들었어요”

채식을 통해 지구환경도 살리고 동물학대도 막을 수 있다는 지론이다. 웰빙 열풍으로 건강·다이어트에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채식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게 오씨의 바람이다.

“브래드 피트, 리처드 기어 등 헐리우드 스타들이 채식주의자로 유명하죠. 제임스 크롬웰이란 배우는 ‘우리가 동물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방법은 채식주의자가 되는 것’이라고 했어요”

최근 오씨는 체인점에서 나오는 메뉴 외에도 스스로 다양한 채식 메뉴를 개발하는 중이다. 요즘 걱정거리가 하나 있다면 야채값이 천정부지로 솟아오르면서 재료비 지출이 많다는 것.

“채식열풍으로 채소값이 폭등했다는 우스게 소리도 나오고, 강바닥 헤집는다고 강가의 밭을 죄다 갈아엎어놔서 채소 품귀현상이 일어났다는 풍자만화도 등장했더라고요”

오씨의 말처럼 하루 빨리 채소값이 안정세를 찾고 채식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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