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사업체 구인난속 전문성 근로조건 미스매치
기업 맞춤형 인력양성 육아휴직 활성화 등 필요

[뉴시스]

[제주도민일보=이기봉 기자] 출산과 육아부담이 여전히 여성들의 취업과 직장생활에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도내 사업체들은 구인난에도 전문인력 부족과 근로조건에 따른 미스매치로 인력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원장 현혜순, 연구책임 고지영)은 최근 ‘제주지역 사업체의 여성인력 활용실태와 수요조사’란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수요조사는 지난해 3월2일부터 5월13일까지 제주도내 식품과 화장품, 관광디지털콘텐츠산업 등 300개 사업체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전문면접원의 사업체 방문을 통한 1대1 면접조사로 진행됐다.

주요 조사내용은 인력난과 가족친화제도 시행, 조직문화, 여성일자리 활성화를 위한 정책 수요 등이다.

<여성인력 비율 39.6%…문화콘텐츠, 전문과학기술 분야, 여성비율 낮음>

그 결과, 제주지역산업 사업체의 여성 인력 비율은 평균 39.6%로 지난 2014년 도 전체 사업체 여성 종사자 비율 47.4%보다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휴양․마이스, 화장품, 식품 분야는 44~48%, 관광 디지털 콘텐츠 분야 31~33%, 풍력․전기차 서비스 분야 19.4%로 영상, 방송, IT, 엔지니어링 등 문화콘텐츠과 전문 과학기술 분야 여성비율이 낮았다.

관리직 비율도 남성은 36.9%였으나 여성은 21.7%에 그쳤다.

여성 관리자가 적은 것은 출산과, 육아 부담으로 휴직, 초과근무 수용하는데 어려움 등 승진 기회에서 불리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제주지역 사업체 64.7% 구인난속 가장 어려운 분야는 바로 전문직과 생산직 구인>

조사 사업체중 과반수인 64.7%가 현재 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분야로는 예술․여가 관련 서비스업인 박물관과 미술관, 골프리조트 등 80.0%로 가장 심했고, 전문 과학기술 서비스업(IT, 정보통신 등) 74.3%, 숙박업 73.7%, 출판․영상․방송 서비스업 69.5%, 제조업 65.9% 등 순이었다.

관광 디지텔콘텐츠, 풍력.전기차, 화장품 등 전문직, 생산직, 서비스직, 구인난 가장 심했다.

인력난 요인으로는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구인-구직자 정보 부족, ‘힘든 일 기피’ 문화, 근로조건 미스매치, 지리적 요인, 우수인재 영입할 우수 기업 부족(“스타기업” 부재) 등 복합적이었다.

<제주 사업체 76.7% 채용계획…가장 수요 많은 곳은 전문직 생산직으로 육지인력 선호>

조사 사업체의 76.7%는 향후 2년 이내에 신규 인력 채용 계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직 37.4%, 생산직 28.7%, 일반 사무직 23.5%, 회계‧경리 사무직 18.7%, 서비스직 16.4% 등 전문직과 생산직 채용수요가 가장 높았다.

채용할 경우 관리직과 전문직, 사무직, 서비스직 등 대부분의 직종중 53%~66%가 ‘성별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여성 신규 인력을 채용과 급여를 볼 때 사무직은 20대 후반, 그 외 직종은 30-34세를 가장 선호하고 있고, 월급은 150만~199만원이 가장 보편적이었다.

특히 20대 신규 채용에 따른 부담으로 채용 기피 현상, 경력자 선호, ‘육지 인력’ 선호 현상 등으로 나타났다.

남성 대비 여성 인력이 ‘우수’하다고 평가하고 있었고, 구인 수단으로는 ‘인터넷 구직 사이트’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지만 구직자 정보 부족과 지원자가 없어 지인 등 개인 네트워크 의존도가 높았다.

<가족친화제도, 대체로 낮은 시행…3개월 이상 육아휴직 사용 사업체 55.4% ‘어렵다’>

가족친화 제도 18항목에 대해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시행률이 낮았다.

출산전후 휴가 59.0%, 여성 육아휴직 43.7%, 배우자 출산 휴가 24.0%, 남성 육아 휴직 14.3%,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10.7%, 수유 시간 보장 9.3% 등으로 조사됐다.

3개월 이상의 육아휴직 사용에 대해선 55.4%가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고, 육아휴직 시행이 어려운 이유중 ‘대체 인력 구하기 어렵다’(77.9%)가 1순위로 꼽혔다.

채용과 승진기회 양성평등 문화와 관련, 동일 조건이면 남성이 여성보다 채용에 유리(34.7%)하고 승진기회도 유리(21.8%)하다고 응답했다.

임신, 출산, 육아 문제가 여성 채용에 부정적 영향(22.4%)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인력 확보를 위한 정책 1순위로는 기업 맞춤형 여성인력 양성과 취업알선 지원으로 들었다.

그 다음은 ‘구인‧구직자 만남 지원’(12.3%), ‘중소기업 육아휴직제도 활성화를 위한 대체인력뱅크 운영’(11.7%), ‘유연 근무, 시간제 직무 개발을 위한 컨설팅, 교육 지원’(10.3%) 등 순이었다.

이를 토대로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은 지역 사업체 맞춤형 여성 고용지원 다각화, 지역산업의 청년 여성 전문인력 양성, 가족친화적 근로환경 조성, 제주지역 여성 고용 거버넌스 강화를 위한 11개 과제을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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