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성화고, 제주의 내일을 읽다]⑤ 중문고등학교
제주 변화 발맞춘 ‘맞춤형 인재양성’코자 내실화 노력

제주 교육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고교체제 개편으로 학생들이 직접 꿈과 진로를 고민할 수 있는 다양한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제주도민일보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는 '특성화 고등학교'를 조명, 발전방향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특성화고, 제주의 미래를 읽다>를 기획, 5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중문고등학교 전경.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나는 국가와 인류사회 봉사를 위하여 나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나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생명, 그들의 안녕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학생들의 각오에 찬 목소리가 산기슭을 넘어 제주 전체를 울리는 듯하다.

10대 때부터 타인을 위한 삶을 목표로 학업에 매진하는 ‘중문고’ 학생들의 결의가 제주를 넘어 전 인류를 향하고 있다.

빼어난 자연환경으로 오가는 사람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는 곳 ‘중문’.

맑고 고운 땅에서 푸르른 산과 바다를 보며 자란 아이들의 남다름을 키워주기 위해 ‘중문고’는 제주 최초로 보건·의료 특성화고로 지정, 운영되고 있다.

1966년 중문원예고등학교로 개교한 중문고는 1972년 중문종합고등학교로, 1990년 중문상업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해오며 변화하는 제주의 모습을 그대로 덧입었다.

그러다가 지난 2010년 보건·의료특성화고로 지정, 이듬해 ‘중문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한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발마사지 자격증 과정을 실습하는 학생들 모습.

중문고는 ‘꿈과 품성이 조화로운 전문직업인 육성’이라는 교육목표를 두고 ▷보건간호과 ▷의료관광과 ▷의료정보과 등 총 3개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먼저 보건간호과는 ‘보건·의료기초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간호의 기초 ▷공중보건 ▷기초간호 임상실무 ▷보건 간호 ▷통합의료정보시스템 실무 등을 정규 수업에서 가르치며 인재를 키우고 있다.

의료관광과는 ‘외국어 실력을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을 추구하며 ▷관광경영실무 ▷관광 중국어 ▷실용영어회화 ▷의료 서비스 마케팅 ▷의료관광실무 등을 교과목에 편성, 운영하고 있다.

의료정보과의 경우 ‘정보화 능력을 갖춘 의료행정 인력 양성’을 목적에 두고 ▷의료정보통신 ▷통합의료정보시스템실무 ▷의료서비스마케팅 ▷병원재무관리 ▷커뮤니케이션실무 ▷전산회계실무 등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문고는 정규수업과 방과후 수업을 이용, 3학과의 학생들이 ▷간호조무사 ▷심폐소생술처치원 ▷병원코디네이터 ▷컴퓨터 관련 자격증 ▷발마사지 ▷스포츠 테이핑 등 의료 현장에서 활용하는 데 필수적인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전폭 지원한다.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스포츠테이핑 자격증 과정 강의 모습.

또한 학생들이 많은 자격증을 따도록 독려하는 차원에서 ‘미래인재상’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수여하고 있다.

이 상은 ‘자격증 마일리지제’로 자격증 별 점수를 정해 마일리지화 해서, 일정 점수 이상일 경우 단계별로 상을 시상하는 것이다.

그 결과 학생들은 위에 언급한 자격증 외에도 ▷조주기능사 ▷바리스타 등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함으로써 자기계발에 힘쓰고 있다.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중문고 2학년 윤준호 학생과 강희 교사 모습.

“학교에서 배우는 것들이 앞으로의 진로와 관련해서도 유용하고, 부모님 또한 좋아하세요. 일상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많은 자격증들을 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의료정보과 2학년 윤준호 군은 컴퓨터가 좋아서 관련 전공을 알아보는 중에 '중문고 의료정보과'를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결과 중문고에서 컴퓨터 관련 자격증뿐만 아니라, 의료와 관련해서도 배울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컴퓨터, 정보 분야와 관련한 진로를 선택하고 싶었는데, 중문고에서 다양한 수업을 경험하게 된 후로는 여러 분야를 향한 꿈이 생겼습니다. 스포츠물리치료사도 돼 보고 싶고, 공항 관제탑에서도 일을 해 보고 싶어요. 그리고 파일럿 또한 돼 보고 싶습니다.”

자신의 명확한 진로 또는 꿈을 찾기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대다수인 요즘, 이 학생은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와 적성을 고려,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걸어 나가고 있었다.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중문고 김남수 교장.

“저희가 교육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인성’입니다. 어떤 직업에 있어서든 직업 윤리, 곧 자신의 일을 대하는 학생들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김남수 교장은 무엇보다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펼쳐나가는 데 있어 ‘인성’이 밑바탕이 돼 있어야 한다는 교육 철학을 가지고 학교를 이끌어 나간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학생들의 기본 습관 자체를 바꾸고자 철저히 노력한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의 밑바탕에는 학교 진로·취업 담당 교사들의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있었음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그 결과 “지역사회에서도 중문고에 대한 평판이 많이 회복 됐으며, 현장맞춤형 능력을 키워나가는 학생들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져 많은 산업체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학교 수준도 많이 높아지고, 중문고를 목표로 꿈을 키워나가는 학생들도 많아졌습니다. 이제는 무엇보다 ‘내실화’를 다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이제 중문고는 학교 내실화를 위한 다음 스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는 여러 산업체를 방문해 협력을 약속하고, 취업캠프·인성 프로그램 등 체제를 갖추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특히 제주의 변화를 놓치지 않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중이다.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않으면 학교는 정체된다”며 ‘능력을 갖춘 맞춤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 과정 설계부터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사진=중문고등학교 제공] 히기에이아식 모습.

“나는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인으로서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중문고 학생들은 입학 첫 학기 체육관에 모여 '히기에이아(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건강의 여신) 식'를 한다. 앞으로 보건·의료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약속이자 선서다. 촛불을 마주하며 새 비전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부여되는 책임은 빛의 열기처럼 뜨겁고 중하다. 그리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바람은 빛의 영롱함처럼 특별하고도 아름답다.

타인을 위해, 그들의 생명을 위해 사명을 다하겠다는 결의에 찬 다짐.

한라산을 울리는 그 각오를 되새기며, 오늘도 중문고 학생들은 너른 미래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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