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성화고, 제주의 내일을 읽다] ④ 성산고 ‘해양산업과’
지난해 도내 고교 취업률 ‘1위’, 국립해사고 전환 준비에도 ‘박차’

제주 교육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고교체제 개편으로 학생들이 직접 꿈과 진로를 고민할 수 있는 다양한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제주도민일보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는 '특성화 고등학교'를 조명, 발전방향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특성화고, 제주의 미래를 읽다>를 기획, 5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성산고등학교 전경.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사방으로 펼쳐진 너른 바다. 그 망망대해를 무대삼아 커다란 꿈을 펼쳐보는 학생들이 있다. 제주, 그리고 그 곳에 서 있는 자신을 중심축에 넣고 그 어디든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꿈꾸는 학생들이 오늘도 푸르른 미래를 재단하고 있다.

제주도 동쪽, 떠오르는 해를 가장 먼저 맞이하는 성산에는 ‘성산고등학교’가 있다.

1949년 성산공립수산중학교로 개교한 이 학교는 2년 후인 1951년 성산수산고등학교로 승격인가를 받는다. 어로과, 제조과, 기관과, 항해과, 수산양식과 등을 신설, 수산업의 대표 교육기관으로 자리를 잡아오다가 2000년 제주관광해양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한다.

이후 2008년 지금의 ‘성산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 일반고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그리고 현재 특성화학과인 ‘해양산업과’, 일반고 ‘보통과’를 운영하며 학생들의 미래를 준비하는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해양산업과 학생들이 항해·선박운항 실습을 하고 있다.

성산고의 ‘해양산업과’는 도내 고교 유일의 해양 전문 특성화과이다. 수산·해양 분야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해 ▷선박운항 ▷전파전자통신 ▷동력보트·해양레저 ▷항해 등 전문 교과교육을 행하고 있다.

또한 이 학교에서는 해양수산부 특성화 프로그램이 전액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항해사 양성 종합승선프로그램 ▷잠수기능사 취득 프로그램 ▷현장실습훈련과정으로 구성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다양한 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학과에 들어오는 학생들에게는 무수히 많은 장학혜택이 주어진다. 우선 전 학생들의 3년간 수업료 및 입학금이 면제다. 또한 우수신입생장학금, 수산업협동조합장학금, 특별특기장학금, 성산포로타리클럽장학금, 수당재단장학금, 수산 장학금 등이 있어 미래의 해양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힘이 돼 주고 있다.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해양산업과 한 학생이 전파전자통신 기기를 다루며 실습을 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 및 독려에 학생들도 부응, 학교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 및 자격증 취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자격증 취득 현황을 보면 ▷5급항해사 4명 ▷6급항해사 11명 ▷잠수기능사 2명 ▷전파전자통신 31명 ▷소형선박조종사 22명 ▷동력수상레저기구 1급 9명 ▷동력수상레저기구 2급 24명 ▷제한무선통신사 1명 ▷응급처치 25명 등 1-3학년을 통틀어 199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학생들의 자격증 취득은 취업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졸업생 중 ▷제주도청 수산직 공무원 1명 ▷(주)일운기업 1명 ▷삼성해운(주) 1명 ▷(주)제주씨월드 2명 ▷성산포수협 1명 등 총 24명의 학생들이 사회로 진출했다. 3학년 졸업생이 63명인 것을 감안할 때, 전체 38%의 학생들이 취업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성산고는 지난해 도내 고교 취업률 ‘1위’를 달성했다.

이러한 선배들의 성과를 보며 후배들은 어떤 목표를 갖고 꿈을 설계하고 있을까.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좌측부터 해양산업과 정진우 군(3학년), 황진 군(2학년).

해양산업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정진우 군은 ‘수산직 공무원’을 꿈꾸는 학생이다. 성산고 학생을 대상으로 수산직 공무원을 선발하는 특별 전형이 있기에 이에 도전하는 것이다.

진우 군은 초·중학교 시절 요트선수 생활을 하면서 해양 분야에 관심을 가졌던 학생이었다. 이에 성산고 해양산업과에 진학, 수산직 전문가를 꿈꾸며 공부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6급항해사, 소형선박, 동력수상레저기구 1급 등의 자격증을 따고 현재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진우 군은 성산고 해양산업과의 수업 내용 및 지도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해양 관련 특성을 살려서 직접 배를 몰고 오가는 기회도 마련되고, 자격증도 딸 수 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생님들이 다 배를 타시고 직접 항해사로 근무했던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라며 “시험 일정들도 일일이 다 챙겨주시고, 학생의 적성에 맞는 진로 지도를 해 주신다”고 말했다.

이러한 선생님들 자랑에 옆에 있던 황진 군도 맞장구를 치며 말을 이었다.

같은 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인 황진 군은 “선생님들이 학교 생활에 힘들어하는 애들에게 격려를 많이 해 주신다”고 말했다.

또한 “자격증도 많이 딸 수 있도록 도와 주신다. 학생들이 긴장하지 않도록 재밌게 잘 가르쳐 주셔서 학생들이 감사해 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황진 군의 장래희망은 바다를 누비는 ‘선장’이다. 중학교 때 야구선수로 활동하다 그만두게 된 황진 군은 아버지와 상담하며 ‘선장’에 대한 꿈을 꾸게 됐다. 이에 성산고 해양산업과에 진학, 현재 항해사 6급을 따는 등 관련 기술을 익히고자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이를 돕고자 하는 학교의 노력도 상당하다.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성산고 박홍익 교장.

박홍익 교장은 ‘지난해 취업률 1위’를 성과를 말하며 “이를 위해 자존감 향상 캠프, 선배들과의 대화, 선취업 후진학 특강, 산업체 현장 체험학습 등다양한 진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난해 학업 중단 학생이 ‘0’명”이라며 “2013년 44명, 2014년 26명의 학업 중단자가 발생했지만 작년에는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업중단 고위험군 학생을 대상으로 별도 운영되는 ‘일출 아카데미’ 등 대안교실 프로그램이 큰 역할을 한 것 같다”면서 “이를 위해 선생님들도 각고의 노력을 했다”고 거듭 칭찬했다.

이어 박 교장은 “성산고의 교훈이 ‘큰 뜻’”이라며 “학생들이 크나끈 뜻을 품고 미래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덧붙여 학생들이 “큰 꿈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좋은 결실이 있을 것”이라며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 학업을 열심히 하면서 꿈과 끼를 잘 키워나가다 보면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해양산업과 학생들이 항해·선박운항과 관련, 직접 기기를 다루며 실습을 하고 있다.

성산고 또한 학생들을 위한 바람처럼 ‘큰 뜻’을 품고 새로운 미래를 꿈꾸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 도교육청이 성산고의 국립해사고 전환을 추진, 이를 위한 방안을 꾸준히 검토한 바 있다.

이러한 노력과 지역의 염원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국립해사고 유치를 위한 입법 예고가 실시됨에 따라, 최종 유치를 위해 모든 제주사회가 협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성산고가 국립해사고로 전환되면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는 운영비, 학비뿐만 아니라 기숙사비 등 교육비 전액이 국비 지원된다. 이에 더해 병역특례도 주어지는 등 학생들이 ‘해양전문가’로 거듭나는 데 날개를 달게 된다.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해양산업과 학생들이 항해·선박운항과 관련 직접 기기를 다루며 실습을 하고 있다.

물론 ‘해양산업’을 전공으로 꿈을 키워 나가는 길이 쉽지는 않다. 바다를 땅 삼아 발을 디디고 생활하는 것이기에 그만큼 어렵고 힘든 점이 많다.

하지만 ‘큰 뜻’을 품은 ‘큰 사람’이 되는 길이 마냥 평탄할 수 있을까. 이를 뛰어넘어 너른 바다를 화폭삼아 미래를 그려나가는 성산고 해양산업과 학생들의 꿈과 비전. 그들의 소망이 다다르지 못할 곳은 세상 그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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