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문화알리미 가온누리, 9-21일 ‘한-필 문화교류’ 진행
독도 공연 및 강의 운영...현지 학생들과 ‘독도댄스’ 군무 연출

[사진=가온누리 제공] 9일부터 21일까지 제주 학생들로 구성된 국제문화알리미 가온누리가 독도를 알리기 위해 필리핀을 방문하고 있다.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Do you know Dokdo?"

한국인에게는 너무나도 친숙하고 소중한 ‘독도’를 알리는 제주아이들의 목소리가 낭랑하게 울려퍼졌다. 그것도 바로 동남아에 위치한 나라 ‘필리핀’에서 말이다.

[사진=가온누리 제공] 한-필문화교류에 나선 국제문화알리미 가온누리가 출국 전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6월 9일부터 21일까지 국제문화알리미 가온누리(단장 박진수)가 필리핀을 방문, ‘한-필 문화교류’에 나섰다.

가온누리는 지난 2014년 4월, 다양한 문화공연을 통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알리고자 창단된 청소년 단체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포함, 총 18명의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번 한-필 문화교류는 지난해 2월에 있던 1차 교류원정캠프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재개된 교류행사다.

다시금 필리핀에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 그 중에서도 ‘독도’를 알리고자 하는 목표로 단원들은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사진=가온누리 제공] 가온누리 단원들이 필리핀에서 독도를 알리기 위해 공연을 펼치고 있다.

4시간 가량 하늘을 날아 도착한 곳은 마닐라.

이미 가온누리가 온다는 소식을 들은 북부 한인회의 초청 공연 이외에도, 말라떼 광장 공연, 말바시 한-필 문화교류공연, Oriental Mindoro Institute(OMI), Malaya Adventist 초등학교 및 인근 학교 공연 등이 단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중 말라떼 광장 공연은 지난해 가온누리의 공연을 보고 감동을 받은 지역 시장의 초청에 의해 이뤄진 것이다.

단원들은 광장 및 거리에서 필리핀 사람들과 교민들을 대상으로 난타, 춤, 태극기퍼포먼스, 뮤지컬, 마임극 등을 펼치며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사진=가온누리 제공] 가온누리 단원들이 필리핀에서 독도를 알리기 위해 공연을 펼치고 있다.

공연 이외에도 가온누리가 ‘독도 알리기’를 위해 중점을 둔 것은 영어로 하는 한국 역사 강의와 필리핀 학생들과 함께하는 독도댄스였다.

한국 역사 강의는 주로 박진수 가온누리 단장이 담당했다. 이미 필리핀도 스페인과 미국에 식민지배를 받는 역사적 경험이 있었기에, 쉽게 공감을 이끌어내며 수업을 진행했다.

특히 12일은 118주년 필리핀 독립기념일이었다.

이날 단원들은 말라떼 광장서 한국이 겪은 식민시대의 아픔을 녹여낸 역사극을 선보였다. 이 역사극에는 앞으로 필리핀도, 한국도 다시는 이러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청소년들이 꿈을 품고, 열심히 살아가도록 하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사진=가온누리 제공] 가온누리 단원들이 독도군무를 위해 필리핀 아이들에게 안무를 가르치고 있다.

학생 교류 및 독도댄스 교육은 주로 민도로 섬 지역에서 진행됐다.

지역 초등학교, 고등학교 두 곳과 연계해 이뤄진 교류에는 단원들이 직접 학교 수업에 참가, 한국어와 한국 전래놀이를 가르쳐주기도 하고 필리핀 따갈로그어를 배워보기도 했다.

그리고 가온누리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에 걸쳐 필리핀 학생들을 대상으로 독도댄스를 가르쳐주는 시간을 가졌다.

이를 위해 박 단장은 앞서 ▷문화교류 프로그램 진행 목적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것을 전 세계인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목적 ▷청소년들이 꿈을 품고 뜻을 세워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한 비전 강의를 행했다.

[사진=가온누리 제공] 가온누리 단원들과 필리핀 현지 학생들이 다 함께 '독도댄스' 군무를 하고 있다.

이에 필리핀 학생들도 이러한 취지에 공감, 독도댄스를 열정적으로 배웠다. 그리고 가온누리와 전교생이 함께 모여 독도댄스 군무를 선보이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가온누리와 함께 구슬땀을 흘리며 ‘독도는 우리 땅’을 외친 필리핀 학생들. 그런데 이 학생들은 대부분 가난해서 학비도 못 낼 형편에 있는 아이들이었다.

이들이 다니는 학교 형편 또한 그러했다. 작년 12월 태풍으로 인해 교실 지붕이 날아가고 벽 또한 무너져버렸다. 이뿐만 아니라 도서관의 책이 전부 젖어버리고, 전기 시설과 상하수도 시설도 망가진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 중에도 “나는 꿈이 있어요”, “내 가족을 도울 거예요”라고 말하며 눈빛을 빛내는 아이들을 보며 오히려 가온누리 단원들이 느끼고 깨달은 바다 컸다.

[사진=가온누리 제공] 가온누리 단원들의 필리핀 생활 모습.

대나무로 지은 집, 용변 후 바가지로 물을 부어서 내려야 하는 화장실, 펌프로 물을 길어다 써야 하는 열약한 숙소 형편에 더위에까지 시달려야 했던 단원들은 처음엔 그야말로 ‘멘붕’ 상태를 경험했다.

하지만 그들을 진정 ‘멘붕’에 빠지게 만든 것은 옷도 신발도 없이, 맨발 맨몸으로 다녀야 하는 필리핀 빈민촌 아이들의 현실이었다.

이에 가온누리 단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자기가 가져온 옷, 신발들을 아낌없이 내놓았다. 자신들을 위해 가져온 음식과 비누, 우비 등 단체물품을 아이들에게 선물로 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가져온 용돈을 십시일반 모아 학교 선풍기 및 전기시설 복구 비용으로 제공, 사랑을 실천했다.

[사진=가온누리 제공] 가온누리 단원들이 필리핀 학교를 방문, 현지 학생들과 함께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필리핀에서의 일정 속 가온누리 단원들은 진정 무엇을 느꼈을까.

고모군(초6)은 “연극에서 일본 순사 역할을 맡으면서 내가 왜 일본인 역할을 맡아서 우리나라 독립군을 괴롭히고 있나 하는 생각에 괴로웠다”며 “옛날에 우리 나라사람들이 일제시대를 겪으면서 얼마나 고생했을지 전에는 몰랐는데 이제는 진짜 와 닿는다. 그분들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모양(고1)은 “이렇게 순수한 아이들은 처음 만난 것 같다. 외모만 보고 날라리인가 싶어 무서웠던 아이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처음 보는 나를 위해 부채질을 한 시간 동안 해 주었다. 내가 뭐라고 나를 위해 그렇게까지 해 준 친구들이 너무나 고맙다”고 말하며 “필리핀에 살고 싶기까지 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인솔 및 지도를 맞은 현모 씨(33세)는 “처음에는 가온누리 캠프에 며칠만 참여하고 개인적으로 여행을 할 생각으로 왔었는데, 가온누리 아이들에게 빠져버리는 바람에 끝까지 함께 하게 됐다”며 “아이들이 정말 놀랍다. 해병대 캠프만큼이나 힘든 여정이었는데도 지치지도 않고 불평도 하지 않는 모습에 감탄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꿈을 이루도록 앞으로도 돕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가온누리의 전체 일정을 이끈 박 단장은 “가온누리의 시작은 정말 미약했다. 북도 없어 방수통을 두드리는가 하면, 공연 때마다 엄마들이 총동원 돼서 아이들을 챙겨야 하고 참 정신이 없었다”며 과거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은 공연 준비도 아이들 스스로 다 해낸다. 어디를 가든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주변의 감탄을 자아낸다”고 달라진 현재를 말했다.

그리고 박 단장은 앞으로 이루게 될 미래의 포부를 당차게 전했다.

박 단장은 “이제는 우리끼리 잘 해내는 모습 이상을 꿈꾸조자 한다”며 “필리핀을 넘어 내년에는 대만행을 계획하고 있으며, 유럽과 호주, 미국까지도 찾아가서 한국인의 얼을 일깨우고 함께 꿈꾸게 만드는 일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꿈이 곧 직업이 되어 버린 시대. 초등학생들도 장래희망이 공무원이라고 말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청소년들이지만, 가온누리는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보여주고 싶다”며 “제주에서 시작된 작은 움직임이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뒤흔드는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지난달 22일 한-필 문화교류 후원을 위해 열린 플리마켓 가온장에서 가온누리 단원들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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