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보내 거즈 사온 뒤 손님 치료
SNS 올린 글에 잔잔한 감동 솔솔

[제주도민일보=조문호 기자] 제주도민의 자그마한 친절이 도내 외국인 사회 내에 감동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어 화제다.

제주도에 거주 중인 외국인 에릭이 지난 18일 SNS 상에 올린 사진.

도내 거주 중인 외국인 에릭은 지난 18일 서귀포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살짝 받히는 사고를 당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긴 에릭은 약국에서 상처에 붙일 것들을 대충 사서는 다시 갈 길을 갔다.

한 샌드위치 가게(시봉키친)에 들어가서야 에릭은 자신이 실제 필요한 것을 사지 않았음을 알게 됐다. 가게 주인에게 가까운 약국 위치를 물었을 때 그는 “너무 멀다. 일단 음식을 먹고 나중에 사면 된다”는 말을 들었다.

에릭이 느낌 감동은 식사를 한 뒤 찾아왔다. 가게주인이 그새 직원을 약국에 보내 필요한 물품을 사오게 했던 것.

에릭이 지난 18일 한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 따르면 가게주인은 에릭이 관광객인 줄 알았다. 에릭은 이에 대해 “어느 식당에서도 기대하지 않는 것”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오늘 난 시봉키친의 스파이시 치킨버거가 제주에서 최고이고, 의료대응은 최정상급(top notch)이었으며, 관대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추켜세웠다.

이 같은 이야기에 에릭의 친구들도 “위대한 제주사람들”,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라며 호응하는 댓글이 잇따랐다.

가게주인 서지연(32)씨는 24일 기자와 통화에서 “당시 (에릭이) 많이 다친 듯 보여서 ‘병원에 가야되지 않겠냐’고 물었는데 ‘괜찮다’고 해서 직원을 보내 거즈를 사오게 했다”고 설명했다.

가게를 연 지 1년6개월 정도 됐다는 서씨는 “평소에도 객지에 나와 있는 외국인들을 잘 챙겨준다”고 했다. 서씨 자신이 제주도로 이민한 정착주민인 상황이 반영된 듯했다.

서씨는 “(에릭의) 친구의 친구가 와서 글을 읽었다며 얘기하기에 조금 민망하더라”며 수줍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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