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성화고, 제주의 내일을 읽다] ② 한국뷰티고 ‘토탈뷰티과’
‘토탈 뷰티특성화고’ 지정, 뷰티산업 성장에 맞춘 커리큘럼 ‘대만족’

제주 교육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고교체제 개편으로 학생들이 직접 꿈과 진로를 고민할 수 있는 다양한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제주도민일보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는 '특성화 고등학교'를 조명, 발전방향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특성화고, 제주의 미래를 읽다>를 기획, 5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한국뷰티고등학교 전경.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아름다움’을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미(美)’를 추구한다는 건 사람이라면 당연한 욕구이자 정서다.

사람들은 최신 유행에 따라 머리를 바꾸기도 하고 메이크업을 통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그만큼 뷰티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를 놓치지 않으려 애를 쓴다.

‘미’를 추구하면서 선두하는 학생들이 있다.

제주 한경면에 위치한 ‘한국뷰티고등학교’ 학생들이 바로 그들이다.

하루 종일 뷰티에 대한 연구와 실습에 매진하는 이들에 대한 메아리가 제주를 울릴 즈음 찾은 뷰티고 교정. 초여름 싱그러움 만큼이나 학생들의 모습이 아름답기만 하다. 사람들의 외면을 가꾸고자 노력하는 학생들의 고운 내면, 강한 열정을 느낄 수 있어서다.

▲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헤어미용 실습을 하고 있는 뷰티고 학생들.


이들 학생들이 몸담고 있는 뷰티고는 1969년 ‘고산상업고등학교’로 개교한 역사와 전통이 깊은 학교다.

2007년 ‘토탈뷰티 특성화’고로 승인됐고, 이듬해인 2008년 교명 자체를 ‘한국뷰티고등학교’로 변경했다.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취업명문학교’로의 과감한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2010년 ‘대한민국 좋은학교’, 2011년 ‘취업기능강화 특성화고 육성사업 교육과학기술부 최우수학교’, 2013년 ‘대한민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2014년 ‘전국 1사 1교 산학협력 우수학교’, 2015년 ‘취업역량강화사업 교육부 우수학교’ 선정이라는 벅찬 성과를 이끌어내며 뷰티고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헤어미용 실습을 하고 있는 뷰티고 학생들.


‘글로벌 뷰티 전문인 양성’을 목표로 하는 이 학교는 ‘토탈뷰티과’ 단일 전공으로 구성 ▷헤어미용 ▷피부미용 ▷메이크업 ▷네일아트 4개 분야를 1-3학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3년 전 과정을 이론과 실습 위주로 교육한 결과, 학생들은 졸업할 때 즈음이면 뷰티 관련 자격증을 여러 개씩 취득하고 취업 전선으로 뛰어들 만반의 준비를 갖추게 된다.

실제로 지난해 77명의 졸업생 중 ▷헤어 24명 ▷피부 19명 ▷이용 2명 ▷네일 6명 ▷메이크업 29명 ▷두피관리 60명 ▷발관리 41명 ▷스포츠마사지 31명의 학생들이 자격증을 따냈다. 이중 48명의 학생들은 취업에 성공, 전체 62.3%라는 도내 최고의 취업률을 보였다.

▲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피부 미용 실습을 하고 있는 뷰티고 학생들.


뷰티고로 전환한 이후 채 10년도 안된 짧은 역사지만 이렇듯 큰 성과를 나타낼 수 있었던 이유. 그것은 변화가 빠른 뷰티 트렌드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현실에 맞게 탄탄하게 구성한 덕분이다.

올해만 해도 이 학교는 여러 학교 중점 사업으로 학생들의 취업기능을 강화하고, 실무 능력 향상에 힘을 쏟고 있다.

먼저 ‘맞춤형 취업기능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 자격증 취득 외에도 ▷취업박람회 ▷방학 중 맞춤형 산업체 현장실무능력 배양 프로그램 ▷기능 우수 학생 맞춤형 실무 향상 지도 프로그램 ▷글로벌 취업 마인드 함양 국외연수 ▷취업률 향상 위한 도내·외 우수 산업체 탐방 ▷취업마인드 함양을 위한 취업캠프 ▷산학협력 체결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학교기업’을 운영하며 학생들의 실무 능력을 키우고 있다. ▷KBS(Korea Beauty Salon, 헤어관리샵) ▷KBC(Korea Beauty Cafe, 카페 운영) ▷SCS(Skin Care Salon, 피부관리샵)등을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며 생생한 현장 체험을 미리 해 보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학교기업을 통해 얻은 수익금을 노인회에 기부하는 등 외면뿐만 아니라 ‘내면의 미’ 또한 함께 추구하고 있다.

학생들이 바로 응용 기술로 실무에 뛰어들 수 있도록 ‘전공 및 취업동아리’도 운영하고 있다. ▷헤어솔루션 ▷헤어디자이너 ▷스파테라피스트 ▷네일테크니션 ▷메이크업(취업동아리) ▷아프로디테 ▷레인보우 ▷바리스타(전문동아리) 등 동아리가 그것이다.

동아리 운영에는 박준 뷰티랩과 헤어스케치, 켄싱턴제주호텔, 이손네일, 웨드아일랜드 등 실제 뷰티 산업을 이끄는 업체들의 교육강사들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한국뷰티고 제공] 지난달 31일 미용인 '김교숙 명장' 초청 특강 모습.


그리고 이러한 아이들의 노력에 ‘자긍심’까지 더해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되고 있다.

학교에서는 이름만 들어도 모두가 아는 뷰티 전문가를 초청해 ‘멘토특강’을 진행한다. 올해만해도 8차례 특강이 계획, 자존감을 키워주는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돼 있다.

특히 지난달 31일에는 미용인 ‘김교숙 명장’을 초청, 성공사례를 직접 듣고 미용분야의 향후 전망 등을 나눠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한국뷰티고 김홍국 교장.


이렇듯 실질적인 노력과 성과에 대해 뷰티고 김홍국 교장은 “(뷰티고가) 뷰티인으로서 갖춰야 할 지식은 물론 실무중심의 전문적인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 다양한 특성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장은 또 “학생의 직업전문성을 향상시키고 현장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맞춤형 취업기능 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전문 기능인으로서의 실무기능을 키우기 위해 취업과 관련된 여러 자격증 취득도 돕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특히 김 교장은 이를 바탕으로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취업할 수 있고, 취업 후 일을 하면서 대학 진학도 할 수 있다”며 뷰티고에서 펼칠 수 있는 다양한 길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교장은 “앞으로 선진국이 되면 뷰티 산업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학생들 또한 시야를 좁게 갖지 말고 폭 넓게 바라봐야 한다. 세상의 흐름을 느끼고 경험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김 교장은 “미용 쪽은 한 번 기술을 익히면 커다란 자산”이라며 “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의지만 있으면 최대한 도울 것”이라고 학교의 역할론도 분명히 했다.

확고한 교육방침과 뒷받침으로, 뷰티고 학생들은 미래를 향한 좀 더 구체적인 꿈을 그리고 있었다.

▲ [제주도민일보=고민희 기자] '남자 전문 미용사'로서 제주를 뷰티산업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꾸고 있는 홍낙원 학생.


# 제주를 뷰티산업의 중심으로 만드는 것이 꿈!

뷰티고 3학년에 재학 중인 홍낙원(19) 학생은 스스로 “뷰티산업에 대한 ’욕심‘과 ’열정‘이 많은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이미 헤어미용사 자격증은 취득했고 앞으로 곧 있을 국가고시 시험에서 피부미용과 네일아트 실기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렇듯 뷰티 분야에 있어 여러 자격증을 취득, 능력을 쌓고 있지만 이중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단연 ‘헤어'분야다. 남성 헤어에 있어 독보적인 ‘남자 전문 미용사’가 되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말했다.

“요즘은 남자들도 외모를 꾸며야 하는 시대라 남자 미용사도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요즘은 중국 등 외국에서 제주를 많이 찾아 오기 때문에 제가 살고 있는 제주 지역도 뷰티 전문가로서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좋은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똑부러지게 말하는 홍낙원 학생은 어릴 때부터 꾸미고 가꾸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다가 중학교 2학년 때, TV에 나오는 뷰티고와 관련된 광고를 보고 미용인으로서의 진로를 결정했다. 이후 아버지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고 지금은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차기 미용인으로서의 길을 걷고 있다.

낙원 군은 해외에는 남자 이발소가 많은데 우리 나라에는 남자들도 미용실을 가는 현실이 아쉽다고 전했다. 이에 ‘이발소’를 좀 더 전문화 시키고 이를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꿈이 있기에 입학하자 마자 헤어, 네일아트, 피부미용 국가고시 필기 자격증 원서를 다 내고 이미 합격한 상태다. 그리고 여전히 이 꿈을 이루기 위해 부지런히 손을 놀려 미용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그런 낙원 군에게 ‘뷰티고’란 자신의 꿈에 도전할 수 있는 완벽한 장소다. 낙원 군은 “학교의 커리큘럼을 열심히 따라가다 보면 전문인으로서 갖춰야 할 능력을 모두 다 키울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낙원 군이 학교를 다니는 모습을 보고 낙원군의 동생 또한 이 학교에 입학했다. 두 형제가 나란히 남자 미용 전문가로서 사회에 진출하기 위해 ‘뷰티고’를 택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꿈을 향해 즐기면서 노력할 수 있는 학교 생활에 참으로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자신의 꿈을 위한 도약을 하고 있는 지금, 낙원 군은 “제가 욕심이 많아서...”라며 자신의 장래 포부를 다시 한 번 당차게 얘기한다.

“제주를 뷰티산업의 중심으로 만들고 싶어요”라는 커다란 꿈. 하지만 이를 위해 단 하루도 소홀히 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낙원 군의 모습을 봤을 때 제주가 뷰티산업의 중심으로 우뚝 설 날이 곧 머지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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