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청 인근 '강남역 '묻지마 살인' 포스트잇
‘#살아남았다’ 물결... "너와 나 힘 모으면 변화"

▲ [제주도민일보=홍희선 기자]  23일 오후 제주시청 버스정류장에서 제주여성인권연대는 긴급행동을 펼쳤다. 

[제주도민일보=홍희선 기자]  지난 17일 강남역 인근 주점 공용 화장실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한 이른바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의 여파가 제주에서도 일고 있다.

23일 오전부터 제주시청 버스정류장 인근에는 강남역 10번 출구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포스트잇이 하나, 둘씩 붙기 시작하더니 60여개의 메시지가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처음 메시지를 붙인 A(25)씨는 “‘나’혼자 만의 힘은 미약할 지라도 ‘너’의 힘이 보태지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며 "제주시청 버스정류장에서 포스트잇 추모에 함께 나서자”고 제안했다.

특히 여성들에게 "밤늦게 돌아다니지 말라"고 가르치기에 앞서 "밤 늦은 시간일 지라도 여성을 해쳐서 안된다"고 한다는 글이 주를 이뤘다.

앞서 17일 오전 1시쯤 직장인 A(23)씨는 강남역 인근 주점 화장실에서 다른 칸에 숨어있던 김모(34)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A씨와 일면식도 없는 김씨는 경찰조사과정에서 범행 동기로 “여자들에게 무시당했다”고 진술한 게 알려지면서 ‘묻지마 살인’이 아닌 ‘여성혐오 범죄’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제주여성 인권연대는 창립 10주년 보도자료에서 “여성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정신적, 물리적 폭력에 시달려 왔고, 살해당했다"며 "아직 여성들은 여성에 대한 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고 ‘충분’하지도 않다”고 밝혔다.

▲ [제주도민일보=홍희선 기자] 메시지를 읽는 시민.

■ 다음은 제주시청에 붙어있던 메시지들.

∙gender equality=우리의 생존권

∙“여혐? 난 잘 모르겠는데...” “당연하지, 너도 여혐에 동조, 방관하고 있었으니까”

∙본인이 김치녀 아니면 되지 왜 발끈해? 혹시 화 내는거 보니 김치년? 본인이 범죄자 아니면 되지 왜 발끈해? 혹시 화내는 거 보니 잠재적 범죄자?

∙Q. 세상에는 나쁜 남자들이 많아서 겁이 난다. A1. 모든 남자가 그런 것은 아니다(x) A2. 난 아닌데(x) A3. 우리 같이 그런 놈들이 그런 짓을 할 수 없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보자(o)

∙어두운 밤거리를 ‘자유롭게’ 다니고 싶어요.

∙여성들은 칼빵이 무섭고, 데이트폭력이 무섭고 강간이 무섭고 살인이 무섭고 살인이 무섭고 생존하지 못할까 무서운데 남성들은 ‘일반화’가 무서워요?

∙ 살女주세요 살아男았다

∙여성에게 “밤늦게 돌아다니지 말아”(조신하지 못하게)x 남성들에게 “밤늦게 돌아다니는 여성을 해치지 마세요”

∙혼자 있는 여성을 술을 먹고 밤늦게 돌아다니는 여성을 해치지 말라고 가르치는 것이 옳은 일 아닐까요? 이것이 도덕적으로 옳은 일입니다.

∙편히 쉬세요. 꼭 우리가 정의를 밝혀줄게요.

∙한국 강력범죄 피해자 여성 80%

∙No more Femicide. It's 2016

∙글을 쓰며 난, 쳐 맞을까 너무 무섭다.

∙서천석 정신과 전문의 “정신병 증상은 사회적 맥락을 같이 봐야.” “강남살인사건, 여성혐오 지적”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

∙정신병 증상은 사회적 맥락을 같이 봐야 하는 것.

∙지금 이순간도 나는 무섭다. 살女주세요. 살아男았다.

∙다른 남성을 변호하려 할 때 같이 ‘분노’하세요 그것이 강력한 자기변호 입니다. from. 남성

∙대한민국은 ‘가해자가 되지 말라’고 가르치지 않고 ‘피해자가 되지 말라’고 가르치는 이상한 나라.

∙여자라서 죽었다. No more Femicide.

∙여자라서 무서울 이유가 있을까요...?

∙살해동기→여성이 무시해서

∙살아남게 해주세요. 저는 대한민국 ‘여성’이고 이것은 제 소원입니다.

∙나는 여성이다. 늦은 밤에 돌아다니면 안되는 ‘여성’이다. 짧은 치마를 입으면 성폭행을 당해도 할 말 없는 ‘여성’이다. 헤어지자고 남자친구에게 말 할 때 염산 맞을 각오해야하는 “여성”이다. 이젠 화장실에서 죽을 각오 해야 하는 나는... 한국 여자 이다.

∙그대는 꿈이 뭐였어요? 그대의 꿈이 궁금해요

∙강간(당)하지마세요

∙가슴이 짠하네요. 생각하기 싫어요.

∙몰카찍(히)지마세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연쇄살인마 유영철 살해동기 “요즘 여성들이 너무 나댄다”

∙어두운 골목길도 편히 걸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나는 단지 운이 좋아서 살아남았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남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일반화시킨다고요? 여성들은 일반화를 당해서 ‘살해’당했는데요?

∙핵심은 정신질환자가 오랜 시간 6명의 남자는 그냥 보내고, 기다리다 여성만을 골라 살해한 것.

∙김치녀, 김여사, 된장녀, 꽃뱀, 걸레↔개념녀

∙당신도 내일이 있고 모래가 있는 사람일 텐데 #살아남았다.

∙여자라는 이유로 공중 화장실도 마음 놓고 이요하지 못하는 이 세상이 하루빨리 변화하길 바랍니다.

∙여자이니 위험한 세상이 아닌 여자라서 안전한 세상 만들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살아남은 사람으로서 아무것도 하지 못해 너무너무 죄송합니다. 기억하겠습니다. 당신의 죽음이 헛된 것이 아님을 반드시 기억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살女주세요. 살아男았다.”

∙단지 여자란 이유로...→re:아니예요.

∙여성을 ‘보호’하지 마세요. 보호받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드는데 동참하세요.

∙여자친구와 헤어질 때마다 집에 가면 “카톡해라, 문자보내라”라고 확인하지 않아도 안전한 사회, ‘여성혐오’가 없어져서 보다 더 안전한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STOP VIOLENCE AGAINST WOMEN

∙이젠, ‘여성’이 ‘자연사’로 죽는 것에 감사해야 하다니.

∙#살아 남았다. 살아서, 남았다. 더 이상 남은 이들이 고통받지 않았으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슬픈현실에 슬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큰길로 다녀. 가서 카톡해. 골목으로 다니지마. To. 여자...?

∙여자들 화팅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런 일이 다시없었으면
 

∙우연히 살아남았다. 나의 이야기가 될 일이었다.

∙얼마나 더 많은 여성들이 죽어야 멈추겠습니까? 여성혐오는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뉴스에서 인터넷 기사에서도 봤는데요. 아직도 가슴이 짠하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미안해.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조흔 나라가 될 수 있게. 서로 사랑해야겠습니다.

∙제발 데이트폭력 하지 말고, 강간하지 말고, 죽이지만 말아주세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제주도민일보=홍희선 기자] 제주시청 버스정류 인근에 붙여진 메시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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